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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합법체류’ 기대감 부풀어
입력2004-01-09 00:00:00
수정
2004.01.09 00:00:00
부시 대통령의 이민 개혁안 한인사회를 포함한 이민자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부시의 이번 이민 개혁안은 미국내 불법체류 노동자의 일시적 합법화를 통해 경제적 측면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내 고용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불법체류자들도 고용 상태만 증명하면 모두 합법 신분을 부여한다는 구제책을 담았다는 면에서 일면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부시의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은 주로 중남미에서 넘어온 불법입국자들을 염두에 두고 마련됐으나 체류 시한을 넘겨 불법체류하고 있는 한인 불체자들도 일자리가 확실할 경우 구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이민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2002년 연방 상무부 센서스국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내 한인 불법체류자의 수는 약 1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개혁안이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일괄 사면 조치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 프로그램으로 임시 합법신분을 획득한 불체자들이 기존의 이민 절차에 따라 영주권을 신청할 수는 있다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김승기 변호사는 “이번 개혁안은 결국 245(i) 구제조항에 해당되지 않아 합법화의 길이 막혀 있던 불법체류자들에게 영주권 신청을 가능케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려면 먼저 현행 이민법상 245(i)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불가능하게 돼 있는 미국내 불체자들의 영주권 신청에 대해 의회 입법과정에서 개정 입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개혁안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연방의회의 법제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공화당 강경파들은 이같은 조치가 불법 이민자에게 오히려 상을 주는 격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민주당 지도부는 오히려 불충분하고 미흡하다고 비판하고 있어 실제 의회에서 논의에 들어가더라도 합의안 도출 자체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앨런 김 변호사는 “대통령이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현재 시행중인 법과 별 차이가 없는데다 너무 막연하고 구체적인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선 인권단체들도 이번 발표는 불안속에 살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에게 확실한 신분보장 기회를 제공해 달라는 커뮤니티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종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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