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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정대표 금품수수파문 여권 총체적 난기류
입력2003-07-11 00:00:00
수정
2003.07.11 00:00:00
안의식 기자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금품수수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져가면서 여권이 총체적 난기류에 빠져들고 있다.
정 대표는 11일 의원총회에서 “2억원 외에는 단 1원도 받지 않았다”는 전날의 입장표명을 번복하면서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씨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은 총 4억2,000만원이며 대선 선거비용으로 받은 2억원 외에 지난해 4월 대표경선 당시 2억원을 받았고 이전 두 차례에 걸쳐 후원금으로 1,000만원씩 받았다”고 자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정 대표는 또 “(민주당이) 지난 대선 때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이 200억원 가량 된다”며 “당시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사무총장에게 내가 `토스`한 돈이 10억원 정도 되고 나를 찾아온 사람들을 이 총장에게 보내기도 했으며 굿모닝시티로부터 받은 돈 2억원도 이 총장에게 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장이 대선 모금액과 관련, “돼지저금통 모금액을 포함해 140억~150억원 정도”라며 “정 대표가 뭔가 착각한 것 같다”고 말하자 정 대표는 “이 총장의 말이 맞는 것 같다. 150억원을 모금했는데 처음 돈이 없어 이정일 의원한테 빌린 50억원과 돼지저금통 70억원을 포함해 200억원이 된 것 같다. 50억원을 빌려온 것을 오해해 200억원이라고 말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 경우 기업체 모금액은 70억~80억원으로 줄어든다.
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여당이 기업돈으로 선거자금을 조성했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대선자금 조성과정의 편ㆍ탈법 논란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정 대표가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한 직후 자신이 조성한 대선자금 액수를 공개하고 기업체로부터 거액을 모금했다고 밝히는 등 여당의 대선자금 조성내용을 폭로, 여권 내부가 내분 상태로 접어들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초 민주당 대표경선 과정에서의 다른 후보 선거자금에 대해서도 언급, “지난해 초 대표경선 당시 내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박정훈 전 의원에게 6억원 내지 7억원을 전달했는데 다른 경선후보들은 10억원 내지 20억원 정도 쓴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는 정 대표 외에 한광옥ㆍ박상천ㆍ한화갑 고문 등이 출마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금품수수 파문이 최근 신당 추진과정에서 신주류 핵심과 다소 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정 대표를 고사시키기 위한 작전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정 대표가 `대선자금`의 뚜껑을 조금씩 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초 민주당 대표경선시 윤창렬씨로부터 받은 2억원과 관련, “집에서 2억원을 받아 당시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이던 박정훈 전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고 정영석 보좌관에게 영수증 처리를 부탁했는데 영수증이 발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 “당과 동지들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대표직을 계속 수행할 뜻을 나타냈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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