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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탈레반에 전방위외교 압박

미국이 본격 군사행동 개시를 앞두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대한 막바지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이번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을 외교적으로 굴복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비록 탈레반을 무릎 꿇게 하지 못하더라도 아프가니스탄에 우호적인 이슬람 국가들로부터의 외교적 고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프간엔 강경 미국 수뇌부는 17일 일제히 아프가니스탄 군사행동이 임박했음을 강조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이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는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격려하며 음식과 편의, 자금 등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러한 통고를 받았다"고 상기시키고 "탈레반 정권은 나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공격과 이에 따른 피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아프가니스탄측에 있음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아프간 국민들에 대해 악의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군사작전을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아프간 국민들이 가난하고 고통받고 있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침입자들이 아프간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미국은 아프간 현지에서 탈레반 정권과 빈 라덴 인도협상을 벌이고 있는 파키스탄 관리들과 긴밀하게 협력,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파키스탄 정보기관 책임자인 마흐무드 아흐메드 중장이 이끄는 파키스탄 대표단은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머물면서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하도록 탈레반 정권에 대한 설득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슬람엔 유화 미국은 탈레반 정권과 연대가 가능한 이슬람국가나 외부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총체적인 외교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 친미 성향을 보이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시리아, 이란 등 반미성향이 농후한 국가들과도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자히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통령과 전화회동을 갖고 테러와의 전쟁결행 입장을 설명하고 UAE의 지지입장에 감사를 표명했다. 국내적으로도 이슬람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작업을 병행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소재 이슬람센터를 직접 방문, 미국 내 이슬람 지도자들과 만나 이번 전쟁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회교권 미국시민들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중단할 것을 호소했다. 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이날 회견을 통해 테러참사 이후 야기되고 있는 아랍계 미국인들에 대한 공격행위나 살인위협을 용납하지않을 것이라고 경고, 전쟁개시에 앞선 불상사로 인한 아랍권 지지손실 가능성을 차단했다. ◇아프간 주변국엔 협력요청 미국은 파키스탄과 인도에 이어 17일 방글라데시에도 항구와 공항을 개방해줄 것을 요청했다. 방글라데시의 관리들은 미국이 지난주말 샤피 사미 외무장관과 자국 주재 미국 대사간 회동을 통해 이같이 요청했다면서, 과도 정부가 현재 군사 및 정치 지도자들과 이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또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옛 소련을 구성했던 중앙아시아 5개국에 대한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중앙아시아 5개국은 탈레반의 비호를 받는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에 수시로 노출돼온 것은 물론, 직ㆍ간접적으로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아프간 접근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날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미군에 최적의 발진기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전세계적인 동맹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중앙아시아 지역에 특별한 관심을 할애하고 있다"고 17일 말했다. 이 관리는 특히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 두개 국가들과 상당한 접촉이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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