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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1R, 톱랭커들 초반부터 고전
입력2003-07-17 00:00:00
수정
2003.07.17 00:00:00
박민영 기자
하루에도 4계절을 경험할 수 있다는 `난공불락의 요새`가 진면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인 제132회 브리티시오픈(총상금 600만달러)의 순회 개최지답게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클럽(파71ㆍ7,106야드)은 첫날부터 폭우와 강풍 속에 `야수`의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17일 잉글랜드 남부 샌드위치 바닷가 벌판에 위치한 이 골프장에는 현지 기상당국의 예보보다 더 강한 시속 32~40㎞의 바람이 홀마다 방향을 바꿔가며 불어댔다. 더욱이 전날부터 비까지 오락가락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악의 스코어(81타)로 무너졌던 지난해 대회 3라운드 때의 기상 상황을 방불케 하며 선수들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었다.
개막 전날 비가 내리자 그 동안의 이상 고온 현상으로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진 페어웨이와 그린이 부드러워져 공략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장대비가 사흘 내내 내려야 코스가 부드럽게 바뀔 것”이라던 중견 브래드 팩슨(42ㆍ미국)의 예측처럼 볼이 여전히 튀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선수들의 표정이 자주 포착됐으며 초반부터 보기를 범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어니 엘스(34ㆍ남아프리카공화국)는 경기 직전 “폭우와 강풍이 최대 복병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고 올해 US오픈 챔피언 짐 퓨릭(33ㆍ미국)도 “날씨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4라운드 합계 이븐파도 쉽지 않겠다”며 동감을 표했다.
한편 이날 일본투어 상금순위로 이 대회에 처녀출전한 허석호(31ㆍ이동수패션ㆍASX)는 첫 3개 홀에서 보기 2개를 범하며 `메이저 신고식`을 치렀다. 허석호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출전으로 긴장한 듯 1번홀(파4)부터 보기를 한 뒤 2번홀을 침착하게 파로 막았으나 곧바로 3번홀(파3)에서 다시 1타를 잃었다. 70~80년대 브리티시오픈에서만 5승을 거둔 노장 톰 왓슨(54ㆍ미국)은 첫홀 버디로 순조롭게 출발, 이번 대회가 경험 많은 선수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에 힘을 실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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