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고 차분한 플레이로 스코어 메이킹(Score-making)의 진수를 보이겠다.” “화끈한 장타로 보는 재미를 만끽하게 만들겠다.” 상반된 경기 스타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 PGA투어 스타 2명이 국내 대회 출전을 위해 내한했다. 기복없이 안정된 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하는 통산 28승의 베테랑 레티프 구센(37ㆍ남아공)과 평균 드라이버 거리 318.7야드의 ‘속 시원한’ 장타로 올 시즌 PGA투어 장타부문 1위를 달리는 왼손잡이 루키 버바 왓슨(28ㆍ미국)이 1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이들은 나상욱(23ㆍ코오롱)과 함께 오는 21일부터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에서 나흘동안 펼쳐질 제49회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PGA투어 샷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회는 내셔널 타이틀 경기인데다 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2억원으로 한국골프 역사상 최고액이 걸려 있다. 때문에 지난주 제주에서 열린 대회에 불참한 채 이 대회를 위해 컨디션 조절에 매진한 선수들도 있을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PGA 초청선수와 국내파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 이전부터 관심을 끄는 선수는 단연 구센과 왓슨. 그 중에도 아마추어 골퍼들이 소원하는 300야드 장타를 손쉽게 쳐내는 왓슨의 플레이가 기대된다. 네이션와이드 투어를 거쳐 올해 PGA 정규투어에 데뷔한 그는 공식대회에서 무려 400야드 기록을 낸 적도 있어 ‘괴물 신인’으로 불린다. 워낙 장타를 날리기 때문에 파4홀 세컨드 샷은 거의 웨지로 플레이하며 웬만한 파5홀은 너끈히 2온을 한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51.6%(193위)로 떨어져 러프로 향하는 경우가 많지만 쇼트아이언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그린적중률은 66.7%(41위)로 좋은 편. 홀당 평균퍼팅 1.8개(155위)로 그린 플레이가 좋지 못한 것이 흠이어도 화끈한 플레이 덕에 매 대회 200명 이상의 고정 팬을 몰고 다닌다. 이에 비해 2001년과 2004년 US오픈에서 우승한 구센은 정교한 쇼트게임이 주특기. 좀체 모험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 없다’는 혹평을 듣기도 하지만 ‘골프는 스코어 게임’이라는 면에서는 교본 같은 선수다. 냉철하게 분석하고 코스 매니지먼트에 공을 들이는 스타일은 싱글핸디캡을 노리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대목이다. 나상욱의 플레이도 주목된다. 올 초 손가락 뼈가 골절돼 9경기 만에 메디컬 익스텐션(병가)을 신청하고 내년 시즌 몸 만들기에 돌입했던 그는 현재 치료를 다 마친 상태. “그 동안 체력을 다진 덕에 거리가 크게 늘고 쇼트게임도 좋아졌다”는 나상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드시 재기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들에게 맞설 국내파로는 지난해 우승자로 대회 코스인 우정힐스CC 소속의 최광수(46ㆍ동아제약)와 역시 이곳에서 훈련해온 강지만(30ㆍ동아회원권), 시즌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신용진(42ㆍLG패션)과 부활에 성공하고 있는 2000년 익산오픈 우승자 김창민(36), 최근 신세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강경남(23ㆍ삼화저축은행ㆍPRGR) 등이 꼽힌다. 한편 이 대회에는 최근 일본투어 선토리오픈에서 우승한 양용은(34ㆍ게이지디자인)이 출전, 오랜만에 고국 팬들에게 인사한다. 또 유럽 및 아시아 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던 위창수(34ㆍ테일러메이드)가 토마토저축은행ㆍ제피로스오픈에 이어 2주 연속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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