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에드 블랙 협회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국제통상 관계에서 미국의 정당성에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다"며 "앞으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받게 될 처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CCIA는 이어 "이번 결정은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면 미국과 무역을 하는 다른 기업과의 관계와 미국 특허제도에 대한 평판 역시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처럼 다른 국가들도 미국 기업의 특허소송에서 자국에 유리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CCIA는 "삼성과의 특허소송을 먼저 시작한 것은 애플이고 애플의 특허 중 상당수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는 향후 특허 관련 수입금지 판정이 발생했을 때 어느 기업에나 공평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6일자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권한을 위임 받은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거부권 행사의 이유를 설명했지만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했다"며 "미국이 특허제도를 보호무역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꼬집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어 "오는 9일로 예정된 ITC의 최종 판정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제품의 미국 수입금지가 결정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