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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포커스] 소비 위축ㆍ중국산 범람에 제화업계 힘겨운 여름나기
입력2003-07-15 00:00:00
수정
2003.07.15 00:00:00
우현석 기자
더위 먹은 제화 업계가 혀를 빼물고 있다.
장기 불황과 값싼 중국산 제품의 범람, 도산 업체의 땡처리 물건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제화 업계는 요즘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제화 업체가 엄습하는 불황을 체감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 `철이 바뀌고, 해가 바뀌면 나아질 것 같던 실낱 같은 기대`는 안개처럼 흩어지고 제화 업계의 시장 상황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업계에서 꼽고있는 불황의 첫번째 원인은 소비심리 위축. 특히 여름철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리며 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나 감소했다.
특히 숙녀 정장화는 신사화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여름철이면 여성들이 노출패션에 어울리는 샌들류를 선호하기 때문.
하지만 샌들 같은 간편 제품은 값싼 중국산이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이나 육교위, 지하철역 근처에서 좌판을 깔고 켤레당 1만원 안팎에 판매하는 제품은 상당량이 중국산이다. 여성 소비자들은 `중국산 샌들이 장마철 끼어 있는 여름 한 철 신고 버리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값비싼 국산제품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정장화 시장의 목을 옥죄는 저가 구두 중에는 국산 제품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들 저가 제품은 부도난 업체에서 흘러나온 물건이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올들어 성수동 일대의 수제화 업체들 중 약 50여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들 업체에서 흘러나온 물량은 품질도 좋아 금강,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대형 업체들을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이 들 영세업체의 줄 도산은 업계의 고민이자 희망이다. 하나 둘 씩 쓰러져가는 동료들을 떠나보내며 `생산이 줄면 수급이 정상화 되겠지`라는 가느다란 기대를 거는 것이 영세한 제화업계 참담한 현실이다.
그나마 벼랑 끝의 제화 업계를 받쳐주는 버팀목은 캐주얼화와 신사화다. 캐주얼화는 주 5일 근무로 야외활동이 늘어나며 근근히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고, 신사화는 일터의 책상을 지키기 위해 굳세게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왕년의 수입원이던 숙녀화가 몰락하고, 체면 치레만 해주던 신사화 덕에 버티는 제화 시장은 `돌고 도는 세상`을 눈물로 설명하고 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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