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紅衣民族의 저력

앞으로 우리나라를 소개할 때는 백의민족(白衣民族) 대신 홍의민족(紅衣民族)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표현도 수정하는게 좋을 성 싶다. 월드컵이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이렇게 확 바꿔놓았다. 우리 스스로도 놀랐지만 우리는 결코 정적인 민족이 아니었다. 반만년동안 즐겨입었다는 흰 옷보다는 붉은 옷이 더 어울렸다. 고요하지만 흥을 아는 민족이며, 매우 능동적인 민족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월드컵은 끝나간다. 그러나 월드컵은 우리의 '참 모습'을 찾는 좋은 계기가 됐다. 콘크리트로 대변되는 도시화에 묻혀 '너는 너, 나는 나'로 등을 돌렸던 우리다. 그런 우리가 하나가 됐다. 우리 축구대표팀들이 첫 승에 이어 2승, 16강, 8강, 4강 등 승리의 계단을 하나씩 오를 때마다 서로를 부둥켜 안는 수는 늘어났다. 그러면서 우리는 마음의 벽을 하나둘 허물었다. 불과 한달만에 우리는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깨부신 것이다. 실력이 좀 떨어지더라도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세계일류가 될 수 있다는 값진 교훈도 얻었다. 월드컵경기가 열리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축구를 부러워하던 우리다. 그들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착실히 기본기를 닦았고,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축구의 세계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실력을 겨뤄보니 우리가 한수 위가 아닌가. 뒤늦게 우리도 히딩크감독을 영입해 피와 땀을 쏟은 결실을 거뒀다. 경제에서 이룩한 '압축성장'을 축구에서도 이룩했다. 늘쌍 내뱉듯이 하는 "역시 우리는 안돼!"보다는 "우리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을 바뀌게 한 것도 우리 축구팀의 값진 선물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홈 그라운드 의 잇점, 주심의 도움 등등을 내세워 우리의 진정한 실력에 의아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정 우리의 실력이 달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얘기할 수 있다. 지구촌에서 우리만큼 활기차고 의지가 강한 나라도 흔치 않다. 국제통화기금의 관리체제에 들어간 나라 가운데 모든 백성이 한마음으로 한데 뭉쳐 3년여라는 최단시일에 '위기탈출'한 나라가 있는가. 전란(戰亂)의 상흔을 씻고 반세기만에 이만한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가 있는가. 핵심은 우리의 저력을 확신하는 자신감과 스스로를 높이는 자긍심이다. 우리는 엄청난 저력을 갖고 있다. 수많은 위기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해온 민족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우리 스스로의 능력을 미더워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 월드컵축구 결승진출이 무산되던 다음날 국내 금융시장은 요동을 쳤다. 주식시장은 공포에 가까운 불안감을 느껴 투자자들은 주식을 투매했다. 미국경제가 어려우니 그 충격이 곧 우리에게 닥쳐오리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허나 생각해보자. 우리경제가 그리 허약한가. 그렇지 않다. 엊그제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우리경제가 올해 전체적으로 6%대의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2~3%에 그치고,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이라고 하는 미국 역시 2.3~2.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한국축구가 그랬듯이 우리의 저력을 믿자. 지난 한달동안 우리가 한마음 한목소리로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소리높여 외쳤듯이 우리경제의 필승을 확신하자.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피와 땀이지만, 그에 앞서 믿음이 없으면 안된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붉은 악마의 자신감은 우리 경제에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강화의 필수요건이다. 우리 경제에 부족한 부문이 있다면 1년이고, 2년이고 차분히 준비해 보강하면 된다. 미국경제의 그늘과 불안에서 벗어나야만 대~한민국경제는 진정 세계최강이 될 수 있다. 그 원동력은 우리 경제의 저력을 믿고 주춧돌을 쌓듯 차근차근 준비하는데 있다. 이제 우리경제는 해외변수의 강력한 태클을 피해나갈 수 있는 힘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자신감과 확신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첫 단추다. 벽을 허물고 확신을 갖고 한마음으로 뭉친다면 극복하지 못할 것은 없다. 홍의민족의 저력을 확신하자. /김희중<경제부장> 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