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극적인 역전도 없었고 숨막히는 추격전도 일어나지 않았다. 파4의 마지막 홀에서는 3온3퍼팅으로 더블보기가 기록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홍진주(23ㆍ이동수 골프)의 우승은 바뀌지 않았다. 29일 경북 경주의 마우나오션CC(파72ㆍ6,381야드)에서 시작된 미국LPGA투어 2006 코오롱-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135만달러). 전날 4타차 단독 선두에 나섰던 홍진주는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지만 이날 2언더파 70타를 보태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대전 유성여고 2년 선배인 장정(26ㆍ기업은행)을 3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달 17일 SK엔크린 솔룩스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불과 40여일 만에 미국LPGA투어 우승까지 차지한 것. 이번 우승으로 홍진주는 내년 미국LPGA투어 컨디셔널시드와 이후 2년간의 풀 시드까지 3년 동안 미국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CJ나인브릿지 클래식으로 치러졌던 지난 2003년과 지난해의 안시현과 이지영처럼 미국 무대 직행 열차에 올라탄 셈이다. 그러나 일본 진출을 노렸던 홍진주가 미국으로 방향을 틀 지는 미지수다. 홀어머니와 단 두 식구인 홍진주는 어머니가 사업을 하고 있는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일본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 1차 예선을 통과했고 이 대회 직후 2차 예선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를 계획이었기 때문. 경기 직후 홍진주는 “아직 얼떨떨하다”며 “일단 일본 퀄리파잉스쿨을 마친 뒤 어머니와 상의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우승 소감을 밝힐 때는 다소 흥분된 듯했으나 홍진주는 이날 마지막 홀을 제외하고는 플레이 내내 침착한 모습으로 경기에 집중, 갤러리들의 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2번홀과 7, 8번홀에서 약 1m남짓한 버디를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우승자리를 예약했던 그는 9번홀에서 3퍼팅으로 보기를 했으나 13번홀과 17번홀에서 또 1타씩 줄여 무려 5타차의 압도적인 선두로 마지막 홀에 섰다. 그러나 파4의 마지막 홀에서 3온 한 뒤 그 동안 참았던 긴장이 한꺼번에 풀린 듯 3퍼팅으로 더블보기하는 바람에 타수 차는 3타로 줄어들고 말았다. 한편 박세리(29ㆍCJ)가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를 보태 합계 6언더파 단독 3위가 됐고 신지애(18ㆍ하이마트)는 4타를 줄여 공동 4위까지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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