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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커지는 증시… 전문가 긴급진단

"코스피 떨어질 만큼 떨어져… 실적쇼크 딛고 바닥 다질 것"

중국 증시불안 등 악재에 당장 큰폭 반등은 어려워

대형주 중심으로 저점매수… 9월 이후 차익실현 노릴만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주들의 잇따른 실적 쇼크에 중국 증시 불안 등이 겹치면서 8월 국내 주식시장 전망이 안갯속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증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월에는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코스피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하락해 장부가 이하로 떨어진 만큼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올 2·4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는 8월에는 주가가 많이 떨어진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점매수에 나서고 9~10월 반등을 노려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13포인트(0.55%) 오른 2,030.16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날 장중 한때 2,004포인트까지 주저앉아 2,000포인트 붕괴를 눈앞에 뒀을 정도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전날 3.80%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전날 대비 2.47% 하락하며 11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25일 이후 8개월여 만에 1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투자전략팀장들은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황이라 8월 이후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메리트가 실적악화로 줄어들고 있지만 기업실적이 바닥을 확인하면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당장 큰 폭의 반등은 어렵지만 코스피지수의 하단이 단단하게 굳어지고 있다"며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분할 매수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 속에 유망업종으로 은행·정보기술(IT)·자동차 등 그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한 업종과 대형 수출주를 꼽았다. 코스피지수가 PBR 1배 이하로 하락했을 정도로 저점에 도달한 만큼 낙폭이 컸던 대형주들이 반등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업종의 PBR가 0.5배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그동안 증시에서 소외돼 있던 저평가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시장전략부장도 "코스피지수가 단기 저점에 근접한 만큼 당분간 대형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만큼 기존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가치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상 이슈는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며 "글로벌 경기회복의 바통을 이어받아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이 진행되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 수출주들의 부진 속에 그나마 시장을 지탱해오다 최근 거품붕괴 논란에 휩싸인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제약과 바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0배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며 "기업의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종목들은 아무리 성장성을 감안해도 지금은 매도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증시 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하반기 기업 실적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강현철 부장은 "조선과 건설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지금이 실적바닥이 맞는지 의구심이 걷히지 않고 있다"며 "통상 연말에 손실을 털어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4·4분기에 또 한 차례의 어닝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준 센터장 역시 "조선업종의 '빅배스'로 시장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건설·기계 등 수주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주옥 팀장은 "2·4분기에 영향을 끼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는 일회성 현상이었고 환율과 국제유가 등 대외환경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3·4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도 "대우조선해양의 충격이 워낙 커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선업을 제외하면 2·4분기 실적은 대부분 지난해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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