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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멸로 가는 현대차의 장기 파업
입력2003-07-28 00:00:00
수정
2003.07.28 00:00:00
손철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매출감소, 해외공장의 잇단 가동중단에 따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전면 또는 부분 파업사태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그 동안 발생한 피해액만도 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같은 사태가 지속되는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
현대자동차는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을 목표로 지난 몇 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자동차 품질 향상을 위한 대규모 연구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해외생산시설 및 판매망 구축 등을 추진해 왔고, 머지않아 그러한 노력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회사발전의 중대한 전환점에서 현대자동차가 장기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자동차 산업만큼 세계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도 드물다.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자금력, 시장 지배력을 모두 갖춘 GM 포드 토요타등과 같은 초대형 메이커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더구나 시장개방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외국 자동차의 판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조차 현대 자동차의 입지가 그만큼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산업이 처해 있는 국내외 여건을 종합할 때 지금처럼 파업이 장기화되는 경우 회사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노사양측은 직시해야 한다. 특히 노조측의 각성이 요구된다. 현대차의 노사분규는 기본적으로 주5일제를 비롯해 쟁점이 되고 있는 주요 노사현안을 둘러싼 대리전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임금 및 근로조건의 조정이 없는 주5일제는 국내자동차 업계가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요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주5일제와 같이 임금 및 근로조건은 물론 기업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되는 제도는 법과 제도의 뒷받침을 통해 해결되어야지 노사합의에 의해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주5일제문제는 현재 국회에 법안이 계류돼 있고 이른 시일 안에 입법을 추진하기로 여야가 합의한 상태인 만큼 파업을 풀고 기다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노사갈등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현대자동차의 경우와 같이 도가 지나치게 되면 회사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어 노사 모두가 공멸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기업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고 일자리가 없는데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현대자동차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몇 안 되는 우량기업이다. 그러한 위상에 걸맞는 노사협력정신을 발휘해 장기파업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길 기대한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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