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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분위기를 가라 앉히자

무엇보다 반성해야 할 것이 우리의 조급성 내지 사행성이다. 파이낸스사(社)파동만 보아도 그렇다. 우리나라처럼 불안정한 자본시장에서 어떻게 그렇게 단시일 내에 엄청난 투자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는지 궁금하다. 투자자들 가운데 가정주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치더라도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익률에 현혹된 것은 문제가 있다. 일확천금을 노려보겠다는 심보나 마찬가지다.공모주 청약에 몰리는 투자자의 심리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일전에 끝난 담배인삼공사의 공모주 청약에 몰린 자금의 규모를 볼 때 우리 국민은 건전하게 투자해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한탕 할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지 대들겠다는 자세를 가진 것 같다. 증시 분석가들은 대규모 공모주 청약이 임박하면 주가지수의 하락을 예측한다. 공모주청약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느라 주식을 내다 팔기 때문이다. 요즘 증시의 우선주 문제도 뭔가 잘못된 우리의 의식이 만들어낸 결과다. 천정부지로 계속 상종가 행진을 하던 우선주의 값이 폭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우선주들의 가격이 뛴다는 것은 투기바람이 불었다는 것으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혜자보다 피해자가 훨씬 많게 마련이다. 투자는 건전한 사고와 장기적인 마음가짐에서 이루어져야 그 결실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조급한 마음으로 덤벼들다가는 이익은 커녕 손해를 떠안기 십상이다. 반짝하는 이익을 얻을지는 모르나 결국에 가서는 본전도 못 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에 느긋한 마음으로 건전한 투자대상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예외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실증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도 가장 값비싼 지역인 맨해튼에 얽힌 얘기는 우리의 조급성에 대해 귀감이 될 것이다. 이 땅은 지난 1626년에 맨하토라는 인디언족이 피터 미뉴이트라는 사람에게 24달러를 받고 판 땅이다. 지금의 가치에 비하면 너무 싸게 팔았다고 여겨지겠지만 만일 그 인디언들이 땅을 팔 때 받았던 24달러를 연리 6%의 은행예금에 들어놓았더라면 370여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복리로 불어난 돈이 맨해튼 땅을 되사고도 20억~30억달러가 남는 금액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불과 30~40년 사이에 눈부신 성장을 해온 까닭에 우리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실을 빨리 얻으려는 성향이 생겼다. 주택이나 자동차·의복 등의 과소비가 단적인 예다. 그러나 세계의 유명한 부호들은 하나같이 검소했으며 부(富)의 축적도 차근차근 이루었다. 단시간에 부자가 된 인터넷 관련 사장들도 신중한 사업구상 끝에 성공을 맛보고 있다. 이제 흥청거렸던 추석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기본에 입각한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날을 돌아보고 정돈된 마음으로 새 밀레니엄, 새로운 세기를 맞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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