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산(産) 원유 도입이 크게 늘고 있다. 올 6월까지의 도입물량이 지난해 전체 수입량을 넘어섰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업체들이 올 들어 6월까지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원유는 총 1,140만배럴로 지난해 809만배럴을 추월했다.
6월까지의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2,000만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주로 콩고(276만배럴)와 적도기니(261만배럴), 가봉(258만배럴) 등에서 수입했다.
아프리카 원유가 전체 도입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전체 원유수입 물량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0.88%에서 올해는 6월 기준으로 2.55%까지 올라갔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연간 3,000만~4,000만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수입량이 급감했다. 2008년에는 993만배럴을 들여오는 데 그쳤다. 도입단가가 싼 이라크산 원유 수입이 급증하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린다. 2008년 이후 아프리카산 원유는 2009년 1,160만배럴을 제외하고 모두 1,000만배럴을 밑돌았다.
정유사들이 올 들어 아프리카산 원유 수입을 다시 크게 늘리는 것은 수입선을 다변화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이라크 내전이 확산되면서 이라크산 물량을 줄이고 과도한 중동 의존도도 낮추려는 포석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최대한 싼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프리카산 원유의 올해 평균 도입단가는 1배럴당 109달러로 중동보다 1달러가량 높다. 그럼에도 단발성 매매 물량의 경우보다 싼 가격에 도입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SK이노베이션의 관계자는 "정유사 사정이 어렵다 보니 순간순간 나오는 아프리카산 싼 물량을 도입하고 있다"며 "비중동 지역에서 수입하는 물량에 대한 정부의 운반비용 지원을 업체들이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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