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국만사이 벽쌓은 언론에 맞섰었다" 피력 노무현 대통령이 농담 삼아 ‘(당신이 미국으로 가면) 1주일은 나라가 조용하겠네요’라고 했던 조기숙 홍보수석이 청와대 입성 1년 만에 물러나게 된다. 특유의 ‘독설’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근거 없는 ‘경질설’에 시달리기도 했던 조 수석은 실제로 지난해 12월 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 17일까지 수석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조 수석은 곧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복직, 6개월 가량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낸 후 올 가을 학기부터 대학 강단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은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퇴임사를 통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놓여 있는 거대한 유리벽을 허무는 일이었다”며 “한마디로 ‘금기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수석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벽을 쌓은 일부 언론과 엘리트 집단에 대해 온몸을 던져 항거해 많이 깨지기도 하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청와대 안과 밖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소통을 위한 파이프 하나라도 연결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일부 언론은 저와 국민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왜곡을 일삼았지만 많은 분들이 격려의 편지와 e메일을 보내주셨다”며 “저를 비판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던 일부 언론은 그 지면을 어떻게 메울지 걱정되기도 한다”며 퇴장하면서까지 특유의 조소(嘲笑)를 던졌다. 3주간 돌고 돌아서 서주석 낙점
안보수석 인선 진통 거듭끝에 대통령 재가 ‘돌고 돌아서 결국은 서주석.’ 지난달 24일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가 기용되면서 후속 안보수석 인선은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장의 발탁으로 쉽게 결론날 듯해 보였다. 그러나 국방보좌관직제의 폐지로 군 출신 인사가 중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안보수석 인선은 진통을 거듭했다. 이에 따라 권안도 전 합참 차장과 안광찬 국방부 정책홍보실장 등 군 장성 출신의 기용 가능성이 거론됐고 ‘안보수석 1순위’였던 서주석 실장의 기용 가능성은 멀어지는 듯했다. NSC 비밀문건 유출 파문도 안보수석 인선이 꼬이게 되는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오전에서야 3명의 후보가 병렬로 올려진 인사카드에 서주석 실장을 최종 낙점했다고 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여러 사람을 물색하다가 오늘 대통령 재가 과정에서 서 실장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서 실장은 소장파 학자 출신의 국방전문가. 군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흔들림 없이 국방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다는 이점도 발탁배경으로 꼽힌다. 서 실장의 발탁은 이른바 ‘이종석 라인’에 대한 노 대통령의 신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의미도 있다. 서 실장은 NSC 사무차장이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핵심 참모로 두 사람은 참여정부 들어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북핵문제 등 현안에 호흡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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