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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리더십 절실한 때에…" 호소
입력2006-04-26 22:08:51
수정
2006.04.26 22:08:51
근로자·상공인·해외서…정회장 선처 탄원 줄이어<br>경영공백으로 '적재적 M&A' 노출 우려도<br>해외공장 관계자들도 검찰 움직임에 촉각
"MK리더십 절실한 때에…" 호소
근로자·상공인·해외서…정회장 선처 탄원 줄이어경영공백으로 '적재적 M&A' 노출 지적도해외공장 관계자들도 검찰 움직임에 촉각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지금은 MK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26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 구속으로 가닥을 잡은 듯한 모습을 보이자 현대차 근로자, 지역상공인은 물론 해외에서조차 "최악의 결론을 내리지 말아달라"는 마지막 호소로 봇물을 이뤘다.
이들은 특히 '세계 빅5 자동차 메이커'를 겨냥해 야심차게 움직이던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경영전략이 올스톱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커다란 충격을 감추지 않은 채 "검찰이 마지막 방점을 찍기 전에 우리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달라"고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MK리더십 공백에 따른 '경영위기 상황'을 틈 타 투기자본에 의한 적대적 M&A(인수합병) 공격이 펼쳐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20만명의 생존권'이 흔들린다
이날 현대ㆍ기아차의 녹을 먹는 임직원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주요 사업장 소재지역의 상공인들은 한결같이 "이번 수사가 우리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검찰이 선택하려는 '법의 잣대'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한번 더 현실을 바라보라고 요구했다.
이날 울산공장 작업반장 모임인 반우회는 노조원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정 회장 구속만은 피해달라'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집에서는 장성한 자녀가 있는 가장이고 회사에서는 동료들인 작업자들을 다독이고 아우르는 맏형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대차라는 큰 집안의 가장과도 같은 분의 검찰소환을 보는 심정은 잘잘못을 넘어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으로 현장 직원들이 일손을 잡지 못하는 등 동요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들의 사랑 속에 수출의 역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번 달라"고 마지막 호소를 했다.
박광태 광주시장과 광명ㆍ화성ㆍ아산시장, 전북지역 상공인들도 "이번 비자금 수사로 지역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의 경영공백이 벌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번 사태를 조속하고 원만하게 선처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과 경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글로벌 경영전략 올스톱 불보듯"
현대차그룹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동원하며 야심차게 펼쳐온 글로벌 경영전략이 정상궤도에서 이탈하게 됐다는 우려도 높다.
그룹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경영 차질과 환율 급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국제유가 급등 등을 비롯한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벼랑 끝 추락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양래 전 현대차서비스 부회장, 유기철 전 기아차부회장, 유인균 전 현대제철 회장, 김무일 전 현대제출 부회장 등 현대차 퇴직임직원 500여명은 이날 탄원서를 통해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정 회장이 그 어느 때보다 경영에 전념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기반을 다지도록 해야 할 때"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선처해줄 것을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이 올스톱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해외에서도 크게 불거져 나왔다.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이 대표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도 지역의 딜러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현대차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우리(딜러들)는 물론 소비자 사이에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한밤중 내내 문의전화를 했다. 기아차 미국공장을 유치한 조지아주와 현대차 및 기아차 유럽공장 거점으로 낙점된 체코 및 슬로바키아에서도 한국에서 전개되는 검찰의 방침과 움직임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웠다.
◇"지배구조 취약점 부각됐다"
검찰이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MK리더십 공백에 따른 경영권 불안정이 크게 불거지는 양상이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가 "현대ㆍ기아차 그룹이 적대적 M&A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데 이어 이날은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서 'M&A 위험'을 지적하는 분석보고서를 내놓았다.
CS는 특히 "정몽구 회장 일가가 1조원에 달하는 사재를 기부하기로 함에 따라 시장에선 그룹 경영권 방어여력이 제한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 같은 판단아래 적대적 M&A가 진행될 경우 현대차 주식을 직접 공략하기 보다 현대모비스 주식을 공략해 M&A창구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 경영권의 핵심인 정 회장 지분은 ▦현대차 5.2% ▦현대모비스 7.9%에 그치고 있어, 특정 외국인이 그 이상의 지분만 매입하면 개인 최대주주 자격으로 임시주총 소집 요구 또는 경영자료 열람 등의 방법으로 경영참여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룹 주변에서는 이미 현대차 사업구조에 매력을 느끼는 해외 경쟁업체, 자동차 사업에 관심이 매우 컸던 국내 경쟁그룹, 자본수익을 노리는 외국계 투자펀드 등을 'M&A 공격자'로 지목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들보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면 그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국가 이익차원에서도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현대차의 경영권 보호 및 유지를 강구하는데 광범위한 관심과 애정,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입력시간 : 2006/04/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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