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사옥은 열린 문화공간.’ 대기업 사옥이 청계천ㆍ강남 등 각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건물 자체로도 신선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건물 안팎에서 펼쳐지는 각종 문화공연과 행사가 인근 주민이나 방문객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최근 청계천변에 둥지를 튼 대우조선해양의 야외 휴식공간은 지역의 새 명물로 떠올랐다. 신사옥 바로 앞에 자리한 시민쉼터는 모형 선박과 버섯, 바람개비, 일곱 난쟁이 등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청계천 산책로와 조화를 이루면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의 사진촬영 장소로 손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시민들이 쉼터를 찾아 사진을 찍거나 간단한 음료를 들며 잠시나마 동심에 빠진다”며 “특히 어린이와 외국인은 다양한 포즈의 일곱 난쟁이 모형을 일일이 세보는 등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1층 로비의 상아색 대리석 바닥에 각인된 세계지도와 사람 키보다 큰 나침반, 물결 치듯 우아한 곡선의 목재조형물 등도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라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서울 강남에서는 포스코 사옥이 인근 주민의 문화ㆍ학습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철골구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옥은 건축학도라면 한번씩은 방문하는 곳이다. 인근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라면 대부분 포스코의 스틸갤러리와 홍보역사관을 둘러봤을 정도. 특히 포스코 사옥은 한달에 한번씩 유명 미술작가 초대전과 콘서트를 열어 지역주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신승훈과 조수미,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팀 등이 포스코를 찾아 공연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사옥 앞에 자리한 세계적인 조각가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 ‘아마벨’과 현관 로비에 설치된 고(故) 백남준씨의 작품 ‘TV트리’도 방문객의 눈길을 빼앗는 볼거리다. 서울 강남의 신흥 랜드마크로 떠오른 GS타워에도 강남 주민의 발길이 모인다. 지하철 2호선 역삼역과 연결된 지하 1층 역사통로는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펼쳐지는 열린음악회와 열린장터 등에 힘입어 강남의 명소로 손꼽힌다. 국내 최정상급 재즈밴드, 아카펠라(무반주 합창), 기타 연주 등 고품격 공연이 이어지자 이미 수십명의 고정팬을 확보했다는 후문도 있다. 대성그룹은 주말마다 인사동 사옥 광장을 시민휴식 공간으로 제공해 전통의 미를 찾는 시민과 외국인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매년 봄ㆍ가을 열리는 문화공연은 시즌마다 2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정도로 인사동 축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대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올해 공연시즌은 마무리됐지만 내년에는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인사동을 찾는 시민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도 서울 장교동 사옥 주변에서 매주 수ㆍ금요일 점심시간에 예술제와 음악회를 열어 청계천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아쉽게도 올해 공연은 지난달로 끝났지만 내년 봄이면 청계천 대표기업으로서 문화행사를 다시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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