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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바오 대리라고 불러주세요"

한세실업 첫 외국인 승진


봄 시즌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말 한세실업 수출본부의 타깃(미국 대형 유통사) 영업 담당인 베트남 직원 찌엠꾸억 바오(31·사진) 씨는 인사팀에서 전화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다. 대리 승진 대상자이니 임원 면접을 준비하라는 내용이었다. 2009년3월 입사 당시만 해도 바오 씨는 한세실업에서 첫 외국인 승진자가 된다는 것은 꿈조차 꿔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면접 당일 바오 씨는 섬유 디자인이나 소재 관련 용어도 한국어로 유창하게 설명하며 임원들을 놀래켰고 '매년 탈락자가 속출한다'는 한세실업 승진 면접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4일 서울 여의도 한세실업 본사에서 만난 바오 씨는 "입사 당시에도 외국인 직원으로는 처음으로 영업팀에 배치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외국인 첫 승진자가 되면서 부담이 더 커졌다"며 "다음 달부터는 소팀장을 맡아 더 큰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데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한세실업에는 총 6개국, 17명의 외국인 직원이 근무중이다.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직원은 4년 근무 후 대리 승진시험에 응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데 지금까지 바오 씨는 입사 후 만 4년을 넘긴 유일한 외국인 직원이기도 하다.



바오 씨는 베트남에서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01년 호치민국립대에 입학해 한국학을 전공했고 이후 국민대에서 MBA 기업경영을 공부했다. 졸업 당시 국내 금융사들이 베트남 진출을 위해 현지 파견을 위한 외국인 채용에 적극 나섰지만 그는 한세실업의 문을 두드렸다. 입사면접에서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을 만나고 한세실업이 그냥 한국업체가 아닌 글로벌기업이라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바오 씨는 "입사 당시 회장님에게 직접 한세실업이 베트남에서 어떻게 사업을 키울 것이고 앞으로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비전을 들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바오 씨의 목표는 '베트남 봉제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바오 씨는 "베트남이 한세실업의 가장 큰 생산 거점인 만큼 회사 성장에 반드시 기여하겠다"며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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