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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패턴 혁명 「동시공학」이 떠오른다

◎자동차·항공기 등 개발 부서별 동시다발 진행/소요기간 획기적 단축… 다품소량생산 큰 기여/미 MD사 제작비 25% 절감… 대우 라노스도 6개월 당겨새 차를 개발하는데는 대개 3년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 기간을 3일, 단 72시간으로 줄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제조업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거의 무한대의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요구에 즉각 부응하고 무제한 주문생산이 가능해진다. 소비자는 주문에 의해 자기 특유의 차를 갖게 된다. 생산과 소비패턴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세계 유수의 제조업체들은 지금 꿈같은 이 일을 현실화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간 개발부서별로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제품개발을 각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개발기간을 최소화한다는 「동시공학(CE:Concurrent Engineering)」전략이 그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 등 세계 유수의 제조업체들은 동시공학이 완전 구현될 경우 3일은 아닐지라도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동시공학은 제품생산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PDM(Product Data Management)이라는 컴퓨터시스템에서 통합관리하고 기획·설계·디자인·시제품시험 등 각 업무부서가 이를 공유하면서 그간 순차적으로 진행되던 제품개발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부품 협력업체도 정보통신망을 통해 제품개발에 참여한다. 결국 모든 업무과정을 동기화하기 때문에 개발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10여년전 미국의 자동차·항공기업체들이 시범 적용하기 시작한 동시공학은 최근 들어 구체적인 효과가 증명되면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또 소비패턴의 다양화로 생산패턴도 「소품종대량생산」에서 「다품종소량생산」으로 전환되면서 동시공학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에 밀려 끝없이 추락하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사와 도산위기 까지 몰렸던 크라이슬러사를 부활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동시공학을 통한 제조과정의 혁신으로 분석되고 있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자사의 소형차 「새턴」과 「네온」에 각각 동시공학을 적용, 제품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매년 크게 격감하는 미국 소형차시장에서 오히려 20% 이상의 신장세를 구가하는 「기적」을 이뤘다. 맥도널드더글러스(MD)사도 자사의 최신예 비행기인 「F/A18기」 생산과정에 통합생산개발(IPD)라는 이름으로 동시공학기술을 적용, 제작비용을 기존 모델보다 25% 절감했다. 또 정보통신망을 이용, 각 부품업체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부품조립시 5만분의 1인치의 오차만을 허용하는 등 제품의 정밀도를 높이면서도 개발기간은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처럼 선진업체들에 의해 동시공학의 효과가 가시화하자 애플컴퓨터 DEC 등 정보기술(IT)업체, 플랫&휘트니 등 제트기엔진업체, 필립스를 비롯한 전자업체 등 세계 유수의 제조업체들도 이 대열에 잇따라 동참했다. 또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공학은 특히 이들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제조업체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현대 삼성 LG 대우 등 주요그룹이 이미 이를 부분적으로 적용, 점차 그 효과를 보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이를 통해 자사의 첫 자체개발품인 「라노스」의 개발기간을 6개월 이상 단축하는 등 그 효과를 톡톡히 맛봤다. 현대자동차, LG전자도 동시공학의 효용성을 부분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기업은 그동안 부분 적용하던 동시공학을 전사, 전그룹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만도기계 등 중견기업들도 동시공학의 도입에 적극 나설 태세다. LG­EDS시스템의 김문호 박사는 『기업의 경쟁력은 누가 먼저 신제품을 내놓느냐에 달렸다』며 『동시공학은 이를 실현할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의 이충화 박사는 『제품 경쟁력의 약화로 침체 일로에 있는 국내 산업에서 동시공학은 경쟁력 강화의 백년대계가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이균성> ◎동시공학이란/제품생산 전과정 동기화로 비용절감/항공기서 첫 시작… CALS수단 각광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제품기획·설계·분석·조립·시제품평가 등의 서로 독립적인 여러 절차를 거쳐야만 하나의 상품이 탄생한다. 그리고 이들 과정은 순차적으로 연결된다. 제품기획은 설계에 앞서고 부품조립보다 설계가 먼저다. 따라서 하나의 상품이 선보이기 위해서는 사슬처럼 연결된 이 모든 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처럼 순차적으로 연결된 제품개발의 각 과정을 정보통신망과 전산시스템으로 묶어 동기화함으로써 개발기간과 비용을 줄이자는게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의 개념이다. 동시공학은 10년전 미국의 항공기 업체들이 처음 시작했다. 동시공학은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CALS(광속상거래)의 실현수단으로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동시공학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 부서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던 컴퓨터지원 설계(CAD)·제조(CAM)·엔지니어링(CAE)·실험(CAT 등 전산시스템을 하나로 통합, 공유할 때 가능하다. 또 각종 제품정보를 한 곳에서 모아둔 생산자료관리(PDM·Product Data Management) 시스템과도 연계해야 한다. 특히 동시공학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부품업체들과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돼야 한다. 동시공학이 고도로 발전하면 컴퓨터 안에서 시제품을 개발하고 테스트까지 마친 뒤 곧바로 생산라인을 거쳐 상용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다.<이균성> ◎성공사례/크라이슬러사 신차 「네온」 제작에 적용/개발기간·경비절감 혼다·닛산에 ‘완승’ 「미국 소형차 시장은 일본 메이커의 독무대인가.」 지난 90년대초 일본 자동차업체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판칠 때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에게 제기된 문제다. 크라이슬러는 이 물음에 단연코 『노(NO)』라고 답했다. 허풍만이 아니었다. 크라이슬러가 93년 11월 전격 출시한 「네온」은 이후 3년간 「일본차 킬러」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며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일본업체들에게 뺏긴 실지를 회복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훌륭히 완수했다. 네온의 개발주역인 로버트 마셀은 『네온의 기적은 동시공학(CE:Concurrent Engineering)을 통한 제조과정의 혁신 때문』이라며 『네온은 제조과정에 전면적으로 동시공학을 적용, 일본차에 못지 않는 가격경쟁력과 품질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크라이슬러는 네온의 개발과정에서 초기부터 엔지니어·판매담당자 뿐 아니라 소비자까지 동시 투입, 장래 품질문제로 발생할 소비자와의 갈등을 미연에 예방했다. 특히 90여명의 생산직 노동자를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시켜 4천여건의 제안을 받아 이를 품질개선에 활용했다. 또 제품에 관한 모든 정보를 각 업무부서간에 공유, 개발과정을 동기화함으로써 개발기간을 42개월로 단축했다. 이는 포드와 마쓰다가 공동개발한 「에스코트」의 개발기간이 5년인 것에 비하면 1년6개월이상 줄어든 것. 또 개발자금도 13억 달러로 에스코트의 20억 달러에 비해 7억 달러나 줄였다. 크라이슬러는 이같은 비용절감 효과를 바탕으로 니온의 판매가격을 8천8백달러로 책정, 오히려 일본 혼다의 「시빅(8천9백50달러)」이나 닛산의 「센트라(8천9백95달러)」보다 낮췄다. 결국 크라이슬러는 일본 소형차를 유일한 대안으로 믿고 있던 미국 저소득층에 또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국산품 사용을 통한 애국의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앞으로 다가 올 동시공학의 태풍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이균성> ◎성공요건/개발·생산·영업조직 효율적 연동/3차원 CAD·정보시스템 지원 필수/이충화 대우정보시스템 전자SM담당이사 미 국방성 산하 연구기관인 IDA는 동시공학의 정의를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나타나는 품질문제·생산성·원가 등 모든 요인들을 설계단계에 미리 반영, 최적 설계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즉, 설계단계부터 제품의 폐기를 미리 예상하는 것이 동시공학이다. 자연히 설계단계 참석자 및 필요한 정보의 범위가 제품 생산과 관련된 모든 단계로 확장된다. 기초 설계도면이 나오는 즉시 디자인·생산·판매과정에 전달되고, 각 부문에서 지적된 예상문제점들이 동시에 설계과정에 피드백된다. 문제발생 때마다 처음 설계 과정으로 다시 돌아가 수정하면서 재설계, 재구축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했던 기존의 순차적 과정과 비교하면 동시공학의 비용 및 시간 절감효과는 매우 크다. 동시공학 개념이 체계적으로 정립되고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전략적 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다. 「제품원가의 70∼80%가, 품질문제의 원인 중 50%가 설계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연구보고서는 동시공학 개념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최근 리스트럭처링(BPR)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동시공학은 제품개발의 혁신전략으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동시공학을 적용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직측면이다. 전통적인 기능별 조직(제품개발·생산·영업 등)과 이들의 혼합팀 성격이 강한 동시공학 수행조직의 운영 문제다. 미국 어느 기업의 경우 연구소에서 제품 개발이 완료된 후 개발과정에 참여했던 엔지니어 일부를 양산이 시작될 때까지 생산현장에 파견, 개발과 생산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꾀하고 있다. 동시공학에서 조직측면의 효율적 운용이 깆는 중요성을 보여 주는 예다. 둘째, 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각종 기법나 도구 도입의 적절성이다. 3차원 CAD시스템은 실질적인 동시공학을 위한 필수요소다. 보잉사의 777 개발 프로젝트에서 3차원 CAD를 이용해 예상되는 조립단계의 문제를 미리 예측, 제거함으로써 개발기간의 30%를 단축시키고 품질문제의 50%를 미연에 방지한 사례는 전략적 도구 사용이 동시공학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셋째, 동시공학을 위한 정보시스템 인프라 구조를 갖추는 문제다. 기업의 거대화 또는 전략적 제휴의 활성화는 제품의 연구개발(R&D)기능을 광범위한 지역에 분산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 경우 적절한 정보시스템의 지원 없이는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 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생산자료관리(PDM)시스템은 제품개발에서 발생하는 각종 기술정보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토록 지원함으로써 조직들간의 동시성을 지원해 주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PDM시스템은 인터넷을 이용, 관련 조직들간의 협조체계 구축을 추구한다. 이는 앞으로 동시공학 환경에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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