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민간인 1명 월북' 잠정결론

합동참모본부는 26일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3중 철책선 절단 사건과 관련, 민간인 1명이 남측에서 철책선을 뚫고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군이 군인도 아닌 민간인이 최전방 군부대 철책선을 절단하고 북으로 넘어갔다는 잠정결론을 내림에 따라 앞으로 해당 군부대와 군 지휘관 등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합참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민간인이 철책을 자르고 북으로 넘어갔다는 석연치 않은 발표 내용의 진실 여부와 군의 경계태세에 대한 거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황중선(준장) 작전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책선 절단형태가'ㅁ'자 형으로 남쪽에서 북으로 나있고, 현장 족적과 손자국 등이 남에서 북으로 찍혀있는 점 등으로 미뤄 침투와 관련된 특이점이 없어 신원불상의 월북자에 의한 소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황 처장은 "발견된 족적은 한 명 정도"라며 "(철책선 절단 등) 원상복구가 정교하지 않고 철책 절단 형태가 적의 침투전술인 'ㄴ'자나 'ㄷ'자와 상이해 침투와 관련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 처장은 "신원불상자가 월북했다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 아니냐"는 질문에 "적침투요원에 의한 흔적이 아니다"며 "해당 부대의 병력을 확인한 결과 이상이 없다. 현지 지역과 지형을 잘 아는 민간인으로 추정된다"고 답변했다. 황 처장은 "이런 결과를 근거로 적의 침투에 대비해 이날 내렸던 대간첩 침투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해제했다"며 "해당부대와 군의 경계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보완, 월북자에 대한 인적사항을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 처장은 군, 국정원,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로부터 아직 공식자료를받지 못했다며 발표 내용은 합신결과를 요약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발표했다. 황 처장은 또 신원 미상 민간인의 월북 시점에 대해 "25일 야간에서 금일(26일)01시 사이로 추정한다"라며 "철책 근무 시스템 상 월북 시점이 이보다 오래되지는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북 추정자가 전방부대 철책선까지 어떻게 접근이 가능했는지,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이 왜 발견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합신조로부터 통보받지 못했다","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대신 "합신조 전문가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오랜 토의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합신 결과를 믿어줘야 한다. 군에서 절대 속이거나 위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이 신원미상자가 월북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것은 철책선 절단 및 운동화로 추정되는 족적 방향과 형태 등이 거의 전부여서 이를 근거로 남쪽에서 북으로민간인이 월북했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앞서 이날 오전 1시46분께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부대 철책선 3곳이 절단된 사실이 발견됨에 따라 대간첩 침투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경기 북부와 강원도 일대에 내리고 대대적인 수색과 검문검색을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