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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감행 가능성 있나 없나
입력2005-05-13 13:21:05
수정
2005.05.13 13:21:05
전문가들 "방사능오염·우방관계 감안하면 희박"
북한이 2003년에 이어 지난 11일에도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천개 인출작업이 완료됐음을 선언, 앞으로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 을 감행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폐연료봉 인출 작업을 "핵무고를 늘이기 위한 것"이라고 확인함에 따라 이를 위한 필수 과정으로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검증 안된 핵무기고만 무작정 늘일 필요가 없으며 최소한 검증을 위해서는 핵실험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북한 스스로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발표한 적이 없고 북한 자체가 워낙 정보 폐쇄적인 사회기 때문에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미국과 일본 언론이 근거로 삼아 북한의 핵실험 징후라고 보도했던 함북 길주군 터널에 대한 위성사진은 그 자체로는 핵실험 여부를 판가름할 수 없는 것이라는 평가는 이미 나왔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든 아니면 실제로 핵 보유국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든 핵무기와 관련한발언과 행동을 수순에 따라 거침없이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에 남아 있는 수순은 바로 핵무기 실험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과연 실제로 핵실험에 나설 수 있을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결론적으로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 그리고 방사능 오염 등 자체 환경 문제로 북한이 실제 핵실험 나설 가능성은 희박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북한이 전통적으로 의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누차 한반도 비핵화를 강력히 주장해왔기 때문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그나마 근근이 유지해오고 있는 이들 국가로부터의 지원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북ㆍ중간 교역액은 2000년 4억8천900만달러, 2001년 7억3천700만달러, 2002년 7억3천800만달러, 2003년 10억2천만달러에서 지난 해에는 13달러로 중국이 대북제1위의 교역국 자리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북이 핵실험을 강행할경우, 대중국 교역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은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은 실현가능성 보다는 다분히 협상력 제고를 위한 것으로 본다"며 "북한은 실제로 중국과의 관계를 파탄내겠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 한 핵실험을 단행하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런 이유로 외신들은 북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가 북핵 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든가 중국이 북한에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는 등의 보도를 내놓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로 환경문제가 꼽힌다.
북한의 지역적 협소함과 핵기술 능력을 감안할 때 지상이나 공중에서 실험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작 하고자 하면 지하에서 실험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지하수 오염 등 방사능 오염 문제가 크게 대두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안보문제 전문가인 다쿠쇼쿠(拓殖)대학의 사토시 모리토모 교수는 2003년 논문에서 "지하 핵실험을 할 경우 3천㎢ 넓이의 사막 등이 있어야 하지만 이 같은 장소가 없으면 지하수 오염 문제 때문에 실험을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풍부한 지하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핵실험을 하면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 전체는 물론 동해까지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를 적대국 내지는 중립국으로 돌릴 수 있다는 위험 부담과 환경파괴라는 부담을 동시에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해야만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도박'을 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세계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체제보장 약속과 지원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면 중ㆍ러와의 기존 관계나 환경 문제까지도 도외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상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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