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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시대 콘텐츠
입력2003-06-23 00:00:00
수정
2003.06.23 00:00:00
인류가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은 몇 차례 발명과 함께 혁명적으로 변화해왔다. 산업혁명을 통해 인간은 자연인이 넘을 수 없던 속도의 한계를 벗어났고, 벨이 발명한 전화를 통해서는 `다른 곳에서 동시에 있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1990년대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 전화에서 부분적으로 발견되던 시공의 동시성을 전세계 규모로 단번에 확대시켰다.
그러나 여기가 끝은 아니다. 이제 인류는 신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무소부재(無所不在), 즉 유비쿼터스(Ubiquitous)에 도전하고 있다. 인류가 도전하고 있는 유비쿼터스란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어떤 장치로도(Anydevice) 컴퓨터 접속이 가능해짐으로써 생활 공간 자체가 거대한 인터페이스로 확장되는 상태를 지칭한다.
이 때문에 유비쿼터스 환경은 인터넷이 가져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유비쿼터스 건강관리 시스템(u-health)을 예로 들어보자. 먼저 더욱 작아지고, 가벼워지고, 얇아진 컴퓨터는 칩 형태로 속옷이나 시계 등에 내장된다. 몸에 밀착된 컴퓨터 칩은 맥박이나 체온 등의 신체정보를 수시로 점검해 병원으로 보내고, 병원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고객의 신체정보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에는 병원이 바로 환자에게 연락해 진료를 받도록 한다.
물론 건강관리만이 아니다.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컴퓨터 칩이 옷과 시계는 물론이고 가구, 조명, 도서, 지붕, 가전제품, 도로, 자동차, 비행기, 선박 등 거의 모든 사물에 부착되면서 생활세계 전체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인다. 그리고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에 접속한 소형컴퓨터들은 서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인간이 생활하기에 가장 쾌적하고 편리한 환경을 `알아서` 만들어준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 공상과학 만화에서 보았던 장면이 머지 않아 현실화된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지금 유비쿼터스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를 살고 있다. 2003년 현재 3,3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말해주듯이 모바일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아닌 말로 기계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유아와 일부 노년층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동전화 서비스는 양적인 면 외에 질적인 면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컬러휴대폰 이용자수가 벌써 1,000만 명을 돌파했고, 벨소리 다운로드와 통화연결음 서비스 정도는 이미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무선 인터넷의 대역폭이 확대되면서 휴대폰을 통한 TV시청, 사진 및 동영상 전송, 지리정보 서비스 등은 일상적인 서비스의 하나가 됐다. 더 이상 휴대폰은 단순 통신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인터넷 환경은 이미 모바일 환경으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모바일 환경은 빠른 속도로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콘텐츠 또한 유비쿼터스 환경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것이다.
모바일콘텐츠산업은 문화콘텐츠산업 분야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바일콘텐츠 시장규모는 2001년 약 380억원에서 2002년 약 2,580억원으로 불과 1년 사이에 7배 가량 성장했고, 이러한 성장률은 앞으로도 계속돼 2005년이면 2조원에 가까운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모바일콘텐츠산업은 또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휴대전화기 시장에서 세계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3위(9.8%)를 기록했고, LG전자 역시 올해 세계 5위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한다. 이처럼 모바일 하드웨어에서의 선전과 더불어 우리 모바일콘텐츠의 수출 실적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붐붐`, `에어로스톰`, `탑건`, `핸디 사무라이` 등의 국산 모바일게임이 중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기도 했다.
모바일콘텐츠시장은 세계적으로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새 시장(New Market)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하드웨어나 기술 면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 선점 가능성도 높다. 우리 원에서도 유럽, 중국, 미국 등 우리와 이동통신 환경이 다른 휴대폰 시장에서의 모바일콘텐츠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모바일콘텐츠 테스트베드를 구축 중에 있다. 모바일은 이미 문화콘텐츠산업의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유비쿼터스가 모바일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리며 새로운 시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유비쿼터스 콘텐츠가 어떤 모습으로 유통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에 이르다. 그러나 새로운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병문(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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