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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스토리] 큰바위얼굴과 미국주가

위문복 하나대투증권 e-Business 지원부 부부장

미국 러쉬모어 국립공원의 큰바위얼굴과 1776년 독립 이후 1920년까지의 미국 주가 흐름.

1776년 7월4일, 미국의 '독립선언문(Declaration of Independence)'이 대륙회의에서 전원일치로 가결, 공포됐다. 미국이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 독립국이 된 역사적인 날이다. 이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버지니아주의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은 1800년 미국의 제3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훗날 사우스다코다주의 러시모어산에 그의 두상이 새겨지며 미국 독립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1927년부터 조각가인 거츤 보글럼(Gutzon Borglum)은 거대한 바위에 당시 미국인들에게 가장 존경받던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조지 워싱턴(1대)과 토머스 제퍼슨(3대), 에이브러햄 링컨(16대)과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를 조각하는 거대한 작업은 그의 아들에 의해 1941년 완성됐다. 당시 150년 역사의 신생국을 세계 최강의 강대국으로 부상시킨 대통령으로 미국인들은 여기에 새겨진 4명의 대통령을 선정했다. '큰바위얼굴'의 주인공 4명은 모두 재선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주가성적표도 양호했다.

독립혁명군 총사령관으로 요크타운전투에서 승리하며 독립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의 재임기간인 8년간의 주가 상승률은 23.8%였다. 집권 후반 상승률이 다소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독립 초기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주가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의 얼굴은 러시모어산뿐만 아니라 1달러 지폐에도 담겨 있다.

독립선언문을 기초했으며 1800년 제3대 대통령에 취임한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재임 기간에는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였다. 8년간의 증시는 4차례의 큰 등락을 거친 끝에 결국 2%의 상승으로 4명의 대통령 중 가장 저조했다. 퇴임 후 버지니아대학교를 설립한 그는 7년 후인 1826년 7월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사망했다.



우리에게 노예해방과 게티즈버그 연설로 잘 알려진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의 주가상승률은 4명의 대통령 중 가장 높다. 북미국(Union)의 국가원수로서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미국을 통일시킨 링컨이 재선에 성공 후 한 달 만에 포드극장에서 존 부스에게 암살당할 때까지 주가상승률은 무려 78%에 이른다. 특히 링컨은 영웅·성인·순교자의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어 모든 미국대통령 설문조사에서 거의 1위를 차지하는 미국 역사의 신화적인 거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스페인 전쟁'의 영웅으로 1901년 제26대 대통령에 당선된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8년간 주가상승률은 22.8%다. 파나마운하 건설을 추진했으며 테디라는 별명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재임 기간인 1906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대공황을 극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그의 당조카다.

1990년대에 우리나라에도 불암산과 부여 등에 '큰바위얼굴'을 제작하자는 논의가 몇 차례 있었다. 해방 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 10명의 대통령 중 '한국판 큰바위얼굴'을 선정하라면 국민들은 누구를 선택할까. 혹시 재임 기간 주가상승률(연율) 두자릿수를 기록한 박정희(401%), 전두환(53.7%), 노무현(34.7%) 등 3명의 전직 대통령 중에서도 선정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 최근의 미국 여론조사에서 큰바위얼굴 후보 1위는 '킹 목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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