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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료로 고쳐주기] 집고친 한진무씨
입력1999-11-15 00:00:00
수정
1999.11.15 00:00:00
서울경제가 주택건설업체들의 후원으로 마련한 무료 집고쳐주기 행사에 사연을 보낸 한영욱(22)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그는 평소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뵐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평소 왼쪽 다리가 불편하시던 할아버지께서 작년 낙상하신 후 아예 두발을 전혀 쓰지 못하게 됐다.사고이후 어머니 박상희씨는 할아버지의 수족 노릇을 하느라 외출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장보기 등 바깥일은 대학 1학년인 동생 송희의 못이다.
밤에는 부모님이 교대로 한분은 거실에서, 한분은 할아버지가 계시는 안방에서 잔다. 하루저녁에도 대소변을 몇차례씩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초보 농군인 아버지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5년전 자식들을 서울로 유학보내고 목포에서 홀로남아 건축업을 했던 아버지는 IMF사태이후 일감이 없어 결국 폐업을 해야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좌절하지 않고 자식들 공부만이라도 마치게 해야 한다며 안양으로 올라와 관악산 밑자락인 관양동에서 채소 하우스 재배를 시작했다. 하지만 손에 익지 않은 일이다보니 고생에 비해 성과는 별로 없다는 것을 그는 잘안다.
그러나 『조금씩 농사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다』며 걱정 안끼치고 잘 자라주는 자식들이 잘 자라주는게 고마울 뿐』이라고 격려의 말을 하는 아버지.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고생을 지켜보면서 별다른 도움을 줄 수 없어 안타깝기만했던 한군은 서울경제의 리모델링 사업 소식에 응모를 한 것이다. 문턱만 없애도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수고를 훨씬 덜텐데 하는 소박한 마음에서 사연을 보낸 것.
한군은 『집안 장손이라며 귀여워 해주시던 할아버지께서 휠체어를 타고 바깥나들이 가실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건강해지시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군은 세계 일류기업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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