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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지금 인사할 때인가
입력2002-06-21 00:00:00
수정
2002.06.21 00:00:00
요즘 광역이나 기초를 막론하고 지방공무원 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공무원 사회가 중심을 잃고 있으니 행정이 제대로 굴러 갈리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후 물러나는 일부 지자체장들이 마지막 선심성 인사를 단행, 새로 취임하는 당선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당선자들의 보복성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아 인심도 흉흉하기 짝이 없다. 민선 3기째를 맞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지자체장의 교체 때마다 이렇게 요동친다면 지방자치를 실시하는 의미를 찾기 어렵다.
지금 퇴임 지자체장과 당선자 사이에 알력이 빚어지고 있는 곳은 경기도와 광주광역시를 비롯, 전남 고흥군ㆍ경북 울진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흥군은 전체 군 공무원 753명 가운데 15%에 달하는 117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실시 했다.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큰 인사다. 군 측은 초과인원 해소차원에서 명예퇴직, 조기퇴직 신청 등을 포함한 인사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설득력이 부족하다.
전형적인 막판 봐주기식 인사나 다름 아니다. 공무원 사회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현 단체장과 후임자 사이에 티격태격이 한창이며 한 지자체에서는 '살생부'마저 작성돼 있다는 '괴담'도 나돌고 있다.
퇴임 지자체장의 인사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퇴임을 불과 보름여를 남겨 놓고 자기사람을 봐주기 위해 인사를 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후임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법적으로도 인사권의 남용이라 할 수 있다. 민선 2기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4년후 똑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보장이 없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퇴임 3개월 전에는 보임(補任)을 제외한 인사를 할 수 없다'는 등의 규정을 신설,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지방공무원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퇴임지자체장의 인사권 남용을 이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다.
새로 취임하는 당선자의 자세도 문제다. 전임자의 사람에 대한 보복성인사를 공공연하게 흘리거나 살생부를 만들어 줄서기를 강요하는 행위 등은 부도덕하기 짝이 없다.
이제는 청산해야 할 구시대의 유물이다. 이러다 보니 당선자를 의식, 호화판 취임식을 준비하느라 법썩대는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6ㆍ13 지방선거의 이슈가 대통령 아들의 비리였던 점을 감안, 새로 취임하는 지자체장들은 자신을 뽑아준 국민들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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