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최적의 지열냉난방기술을 찾아다닌 끝에 CTW공법을 발굴해냈습니다. 올해부터 지열에너지를 국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중심축으로 키워나가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지열에너지 전문업체인 GK에너지의 서운종(40ㆍ사진)사장은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걸 보면서 뿌듯함을 감출 수 없다. 열교환 및 지열분야의 연구개발에 매달려온 그간의 노력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GK에너지의 CTW공법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된 만큼 올해는 국내 지열냉난방의 대표업체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CTW공법은 서 사장이 선진 지열냉난방기술을 찾아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세계 각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얻어낸 결과물이다. 서 사장은 스위스에서 CTW기술을 접하는 순간 국토 면적이 좁은 국내 사정에 딱맞는 기술이라는 확신이 들어 엔지니어 6명을 3개월간 파견해 관련공법을 빠짐없이 배웠다고 한다. 서 사장은 "기존 밀폐형 지열냉난방 공법의 경우 지하 50~200m 깊이로 매설한 U자형 파이프가 충분한 열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땅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야 하지만 CTW공법은 500m 깊이의 구멍에서 직접 끌어올린 지하수로 열교환을 해 구멍 하나만으로 1,000㎡ 규모 건물의 냉난방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열에너지를 얻기 위해 뚫어야 하는 지하구멍을 10분의 1수준으로 줄이게 되니 그만큼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이 같은 지열냉난방공법은 현재 150단지 규모의 국내 공동주택에 적용돼 한창 건설공사가 진행중이다. 서 사장은 "이번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열냉난방에 대한 인지도를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 사장은 현재 500m 깊이인 지하구멍을 800m까지 파내려감으로써 더 높은 열을 얻어 토지사용면적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마무리하고 있다. 기술 자체를 이전받았더라도 국내 실정에 맞춰 조금씩이라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지열 발전이 더욱 보급되기 위해서는 더 나은 효율을 내는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며 "밀폐형 공법이 100개의 지하구멍이 필요하다면 CTW는 10개, 보완한 기술로는 5개면 충분해 수천 세대의 대단위 공동주택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케이에너지의 신공법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현재 대형병원과 할인마트 등 신규 설립을 앞둔 30여군데의 기업으로부터 수주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술이전을 받고 국내보급을 하느라 투자만을 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다. 서 사장은 그러나 국내 지열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004년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사용의무제 시행 이후 공공기관의 70%가 태양광이나 풍력 대신 지열 냉난방을 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열 냉난방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는 낮은 상태"라며 "건축 디자인에 영향이 없고 운영비용이 기존 화석연료의 40%에 불과한 만큼 지열은 어떤 신재생 에너지보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에 지열에너지산업은 향후 개별 냉난방 분야를 넘어 지열을 이용한 발전까지 진출해야한다는 게 서 사장의 생각이다. 기존 화석연료와 달리 공해 발생의 우려가 없는데다 바람이나 태양빛과 비교해도 항상 안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국내의 지열에너지 산업은 이제 막 냉난방시장이 열리는 상황이지만 서 사장은 이미 지열발전 단계까지 꿈꾸고 있다. GK에너지의 임직원들은 이미 미국과 호주에서 가동중인 지역발전 시설을 직접 방문하고 기술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땅도, 자원도 없습니다. 땅을 아끼는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그 일을 선도적으로 시작한 만큼 국내를 대표하는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입니다." 서 사장을 비롯한 GK에너지 직원들의 자부심이자 목표다. ●GK에너지는 지열 냉난방시설 시공
신재생에너지 전문社 GK에너지는 지열을 이용해 냉난방시설을 시공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전문업체다. 지난 2006년 모회사인 카이스코퍼레이션으로의 신재생에너지 사업부에서 독립해 설립됐다. 지난 2004년 독일의 게오힐(GEOHILL)사로부터 지열냉난방공법의 일종인 CTW공법을 이전받은 후 국내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초 경기도 안성의 시립도서관에 지열냉난방공법을 시공한 이후 현재 국내의 한 건설사와 계약을 맺고 경기도 지역의 공동주택에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미국 국제지열원펌프협회(IGSPA)로부터 지열 관련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등 남다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향후 국내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 및 지열에너지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매출 200억원에 이어 오는 2010년까지 2,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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