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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건설 용지팀 이강건 차장(부동산가 사람들)
입력1997-08-11 00:00:00
수정
1997.08.11 00:00:00
성종수 기자
◎입지·사업성 분석 「삼고초려」정성들여/“땅보는 안목보다 정직·신용 더 중요”땅을 보러 다니는 남자가 있다. 언뜻 부동산 투기꾼이나 중개업자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어엿한 대기업의 차장이다. 그것도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될 「보배」다.
LG건설 용지팀 이강건차장(43). 그는 땅보는 게 일이다. 개인 땅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파트나 상가가 들어설 곳을 찾아다닌다.
아파트를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양의 성공은 입지에서 결판나기 때문이다.
이차장은 『내가 살 곳이라고 생각하면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땅을 고르는 게 어렵지만은 않다』며 『요즘 땅을 고르는 1차 고려사항은 교통이나 학군보다 녹지공간등 환경요인』이라고 말한다.
그가 하루에 듣는 매물정보는 10건이 넘는다. 한달이면 3백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알짜배기는 10건도 안된다.
대부분 사업성이 떨어진다. 사기꾼이 개입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일단 좋은 땅이라는 판단이 서면 사업성을 꼼꼼히 분석한다. 사업성 분석이 끝나면 일의 절반은 끝난 셈이다.
2라운드는 땅을 사들이는 일이다. 높은 가격에 팔고 싼 값에 사고 싶은게 사람의 마음이다. 꼭 필요한 땅인데 주인이 안팔겠다고 버티면 낭패다. 통사정과 으름장, 삼고초려의 정성을 쏟기도 한다.
계약을 성사시켜도 이차장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그는 『계약이 끝난 뒤 지주가 해약서를 보내오는 경우도 많다』며 『해약하겠다는 주인의 마음을 돌리려고 98번이나 집을 찾아가 승락을 받아낸 적도 있다』고 말한다.
이차장은 사내에서 「의지의 한국인」으로 통한다. 인내심이라면 그를 따를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재산은 많은 사람과의 친분. 방방곡곡 땅을 찾아다니며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난 덕분에 땅 보는 안목에다 관상까지 볼 수 있게 됐다.
이차장의 최대 히트작은 수원시 금곡동 「LG빌리지아파트」. 입지가 좋지 않아 3천2백34가구의 대규모는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확신을 갖고 밀어붙여 「초기 분양률 1백%」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단지 규모와 자연환경을 고려한 그의 안목을 단적으로 드러낸 쾌거였다.
오늘도 또 다른 LG빌리지를 생각하는 이차장은 『땅을 보는 안목보다 정직과 신용이 더 중요하다』며 성공의 비결을 소개했다.<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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