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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강국을 만들자]<1>백년대계를 세워라<br>에너지 확보해야 국가도 미래도 있다

OPEC 결속력 강화…저유가시대 끝나<br>'오일먹는 하마' 중국도 유가상승 부추겨<br>에너지 해외의존도 97%·중동석유엔 73%<br>힘의 논리 '석유시장' 국가차원전략 시급

[에너지 강국을 만들자]백년대계를 세워라에너지 확보해야 국가도 미래도 있다 OPEC 결속력 강화…저유가시대 끝나'오일먹는 하마' 중국도 유가상승 부추겨에너지 해외의존도 97%·중동석유엔 73%힘의 논리 '석유시장' 국가차원전략 시급 • 태양력·풍력등 재생에너지로 화석연료 대체 • 해외개발 투자 작년까지 340건 총500억弗 넘어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 오일 딜러들은 중국인 오일 딜러를 ‘히포(hippo)’라고 부른다. 중국의 고속성장이 세계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하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후세인을 빌미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두 말할 것도 없이 안정적인 석유공급선의 확보다. 흔히들 3차 대전은 ‘유전(油戰)’ 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라크 전쟁, 중국 발(發) 에너지 위기 등 벌써부터 그러한 조짐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에너지 안보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원이 빈곤한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에너지 강국이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해왔다. 기업들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제기술과 탈황기술로 고품질의 석유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정유업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유전,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 대체에너지 개발에 온 정열을 쏟고 있는 연구소 등. 한국을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1. 에너지 백년대계를 세운다. “산(山)을 주고 석유를 받아오고 싶다.” 지난 4월 당시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고건 국무총리가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을 만나 한 말이다. 비산유국의 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발 에너지 위기가 이제는 러시아로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서면서 최고치를 넘나들고 있다. 에너지 문제는 이제 단순하게 경제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은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에너지 위기’=지난 86년부터 99년까지 저유가 시대는 2000년에 들어서면서 종말을 고했다. 1ㆍ2차 오일쇼크로 약화됐던 OPEC(석유수출국기구)국가들의 결속력이 다시 강화되고 있는데다 서방 선진국의 입김에 휘둘리던 OPEC 국가들이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2000년 3월 도입된 OPEC의 목표 유가제는 유가를 다시 30달러 이하로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OPEC 의장은 최근 “배럴당 유가목표 수준을 최소 32달러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범 한국석유공사 연구조사팀 과장은 “OPEC는 1, 2차 오일쇼크와 저유가시대를 거치면서 지나친 고유가와 저유가도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과 카르텔이 깨질 경우 산유국 모두가 손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3차 오일 쇼크가 쉽게 오지는 않겠지만 저유가로 회귀 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메이저 석유회사들의 고유가 유지 정책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수급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을 이용, 한몫 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유정준 SK㈜ 전무는 “메이저 정유사들은 현재의 고유가가 당분간 1~2년 더 유지되길 바란다”며 “원유 생산량을 늘리거나 정제시설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도 고유가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아프리카 가봉을 방문해 700만 달러의 차관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에 이처럼 관심을 보인 이유는 뭘까. 바로 석유 때문이다. 후진타오 주석이 가봉ㆍ알제리ㆍ이집트 등을 순방하는 동안 중국 국영석유집단공사(CNPC)는 세 나라와 장기 원유 도입계약을 맺고 유전 탐사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은 국제 에너?시장에서 ‘오일 먹는 하마’라는 별칭이 붙어 다닌다. 고속성장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탄탄한 에너지원 확보가 절실한 만큼 에너지원 확보에 절대 양보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과 한치의 양보 없이 펼치고 있는 센카쿠열도(조어도)에 대한 영유권 싸움이나 타이완, 베트남의 난사군도를 둘러싼 긴장도 석유 때문이다. 평범한 돌섬이었던 센카쿠열도는 주변 대륙붕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이 알려지며 치열한 영토분쟁의 대상으로 부각됐다. 중국은 2002년부터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으로 급부상했다. 하루 약 550만 배럴을 쓰는 중국의 작년 석유수요 증가율은 세계 전체 증가율(1.9%)의 5배인 11%에 이르고 있다. ◇‘에너지 코리아’를 만들자=한국은 고유가 체제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에너지 해외 의존율이 97.1%에 달한다. 특히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 대한 석유 의존도가 73.4%에 이른다. 이러한 해외에너지 의존은 국제유가가 1달러 상승하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7억5,000만 달러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하는 웃지 못할 현실을 만들었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만은 “석유 생산은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현재의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 상승추세의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에너지 위기론자들은 유가 상승과 에너지 자원고갈이 결국 자원 확보를 위한 세계 전쟁의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석유와 에너지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석유시장이 경제논리로만 작동되지 않는데다 국제정치의 힘의 논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재승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국제 에너지 질서를 주도한 미국의 우산아래 한국은 독자적인 에너지전략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하지만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포괄적인 국가 에너지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우리와 처지가 비슷한 일본을 보자 일본은 그 동안 해외유전 개발에 501억 달러를 투입, 전체 석유 소비량 중 15%를 자체 개발 유전에서 가져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해외유전 개발에 총 45억달러를 투자, 석유자급률은 2%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의 석유 소비량은 세계 6위, 수입량은 세계 3위다. 하루 228만 배럴의 석유를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대국으로 이제는 백년을 내다볼 수 있는 에너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8-0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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