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상반기 내로 배당주 위탁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배당형 벤치마크(BM) 지수(이하 배당지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국민연금의 배당지수 개발 작업은 오는 3월 말 마무리 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신규 위탁투자 유형으로 '배당주형'을 신설키로 결정하고, 이에 신규 유형의 성과를 비교·평가할 벤치마크 지수 개발 사업자로 한국거래소를 선정한 바 있다.
최근 국민연금이 배당지수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소식을 접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연기금은 국민연금의 배당주 투자에 맞춰 올해 안에 신규 위탁 투자 유형으로 '배당주형'을 신설키로 했다. 또 국민연금의 새로운 배당지수를 벤치마크 삼아 자금 위탁에 나설 계획이었다. 국민연금이 외부 사업자에 의뢰해 직접 개발한 지수인 만큼 공신력이 있을 뿐 더러 국내 증시의 '큰 손' 국민연금과 동일한 배당주 바스켓을 기준으로 삼아 위탁 투자에 나설 경우 수급이나 가격 측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지수를 공개하지 않키로하면서 이들로서는 배당주 투자 첫 단계부터 꼬이게 된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민연금 배당지수를 대체할 만한 벤치마크 지수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거래소가 지난해 10월 배당투자 활성화를 위해 '코스피배당성장50' 등 신배당지수 4종을 발표했으나, 두 연기금 모두 이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거래소 지수의 경우 종목 수가 50개에 불과해 위탁운용사가 이를 토대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제약이 많다"며 "아울러 중소형주 비중이 높고 구성 종목의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아 연기금의 대규모 자금 집행에 따른 가격 왜곡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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