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힉스가… '우주 탄생 비밀' 풀릴까
“힉스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 발견”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 4일 “신의 입자일 확률 80%”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현대물리학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질까. 137억년 전 빅뱅 당시 모든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고 사라진 입자인 힉스(Higgs)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가 발견됐다.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는 4일 성명을 통해“오랫동안 찾아왔던 힉스 입자에 부합하는 새로운 입자를 찾았다”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직 힉스라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CERN에서 힉스 입자 연구팀을 이끌어온 조 인칸델라 연구팀장은 새로운 입자가 힉스라는 것은 거의 확신했다. 그는 “현재까지 강입자가속기 충돌 실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가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는 확신의 수준에 이르렀다”며 “잠정적 결과지만 강한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현재 연구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빨라 올해 12월쯤이면 새로운 입자가 힉스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교수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밝히고 빅뱅의 비밀을 풀기 위한 CERN의 실험인 ‘CMS(Compact Muon Solenoid)’의 한국팀 대표다.
1992년에 설계된 CMS실험은 16년에 걸쳐 국제공동연구팀이 건설한 직경 15미터, 길이, 29미터, 무게 1만4,000톤의 거대한 CMS 검출기를 이용한다. 이 국제공동연구팀은 전세계 41개국의 179개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참여한 3,275명의 과학자와 790명의 기술자로 구성돼 있다.
현재 우주를 설명하는 가설 중 가장 설득력 있다고 알려진 것은 12가지 근원 소립자의 결합형태에 따라 우주의 모든 것이 구성됐다고 설명하는 ‘표준모형가설’이다. 이 표준모형가설에서는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그 존재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즉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의 존재 여부에 따라 현대 물리학 체계가 완전히 뒤집어질 수도, 가설이 사실로 인정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힉스 입자의 증명이 눈 앞에 다가오면서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상한 영국의 물리학자 피터 힉스의 노벨상 수상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는 1929년생으로 올해 여든 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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