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실채권(NPL) 처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 등 시중은행들은 부실화된 중소기업 채권을 상각ㆍ매각하거나 NPL 투자 자회사에 대한 증자를 통해 NPL 처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현재 1.5%인 NPL(전체 여신중 고정이하 여신) 비율을 연말까지 1.0%까지 낮춰야 한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 2,000억원 이상의 NPL을 매각해 현재 1.59%인 부실채권비율을 0.3%가량 줄이기로 했으며 4ㆍ4분기에도 많게는 3,000억원 규모의 NPL을 처분해 올 연말까지 NPL 비율을 1.0% 아래로 떨어뜨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중 1,000억원 이상의 NPL을 상각하거나 매각하기로 했으며 연말까지는 NPL 비율을 1.3%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는 부실채권 전문투자 자회사인 우리에프앤아이(F&I)에 200억원가량을 출자할 방침이다. 우리F&I에 대한 증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우리금융그룹 내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지난 2001년 우리F&I를 설립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F&I는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NPL을 인수해 매각하게 된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민간 배드뱅크와 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NPL 처분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은행들은 NPL 대상과 규모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및 부실자산 상각 등을 통해 이달에만 3,800억원의 NPL을 처분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4ㆍ4분기에는 부실자산 처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 말 기준 1.46%인 NPL 비율을 1.2%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 1,000억원 이상의 NPL을 정리한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NPL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NPL 비율을 1%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5,000억원가량의 NPL을 상각하거나 매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은행도 올 연말까지 NPL 비율을 1% 수준으로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2,000억원 이상의 부실규모를 털어내야 한다. 6월 현재 은행권의 NPL 규모는 19조6,000억원으로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소기업 NPL이 추가로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은 연말까지 20조원 이상의 NPL을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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