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을 연 것은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1일 공식 자료를 배포하고 "이달 말로 계획된 국토해양부의 김포~대만 송산 노선 배정에서 대형항공사가 해당 노선을 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노선은 우리나라와 대만 정부가 오는 3월 말부터 운영하기로 한 셔틀노선이다.
현재 국내에서 대만으로 가는 노선은 타이베이행이 전부다. 업계에서는 송산공항이 타이베이공항보다 시내 접근성이 1시간 이상 좋아 운항할 경우 탑승률을 최소 80%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만큼 지난 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2곳과 제주항공과 에어부산ㆍ진에어ㆍ이스타항공ㆍ티웨이항공 등 5개 LCC가 국토부에 운항신청서를 제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우선 김포~송산 노선이 관광객보다 비즈니스 상용고객 수요를 위해 개설한 노선인 만큼 비즈니스클래스와 마일리지제도 등 상용고객을 위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대형항공사가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는 항공동맹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원구간 환승이나 코드셰어 등 스케줄에 민감한 상용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도 같은 입장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대만 정부도 대형항공사인 중화항공과 에바항공에 운영권을 배분한 만큼 국내도 이에 걸맞은 규모의 항공사가 운항해야 우리나라 항공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CC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제주항공의 한 관계자는 "상대국가에서 대형항공사에 배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LCC는 안 된다는 논리라면 상대국가가 LCC를 배정할 때만 우리나라 LCC도 노선을 운항할 수 있다는 뜻이냐"며 "이는 대만처럼 LCC가 없는 국가에는 우리나라 LCC가 들어갈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지역 LCC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만큼 근거리 국제노선에는 LCC의 운항을 지원해 국내 LCC의 경쟁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LCC의 한 관계자는 "대형항공사가 송산 노선을 운항할 경우 가격을 낮출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국과 대만을 오가는 승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편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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