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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매매] 국내 기관투자가 속앓이
입력1998-11-22 00:00:00
수정
1998.11.22 00:00:00
기관투자가들이 주가지수선물과 연계해 「프로그램 방식으로 매수」(주가지수선물을 팔면서 동시에 현물 주식을 매수하는 것)한 주식 규모가 사상 최대치인 5,300억원에 달했다.이 같은 매수물량은 주가지수선물가격이 하락해 현물가격과 비슷해지면 곧바로 「프로그램 매도」(주가지수선물을 사고 동시에 현물 주식을 파는 것)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잠재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20~21일 이틀동안 주가지수선물이 현물가격보다 높아지자 주가지수선물을 팔고 현물 주식을 사는 「프로그램 주식매수」를 2,900억원 실시했다.
이로써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수잔액은 5,3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가격이 급등한 선물가격이 다시 현물 KOSPI200지수를 밑돌 경우 현재의 매수잔액만큼이 고스란히 매도물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수를 실시한 기관투자가들은 주가지수선물만기일인 내달 10일까지 해당 주식을 한꺼번에 팔 가능성이 높다』면서 『외국인의 주식 및 선물매수에도 불구하고 일부투자자들이 주식매수를 꺼리는 것도 바로 이 같은 부담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증권사등이 프로그램 매매를 청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선물가격을 교란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대증권 선물영업 관계자는 『주가지수선물 가격이 오를 것 같으면 증권사들이 바로 매도주문을 내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어떻게든 선물을 저평가시켜 이익을 남기면서 프로그램 매매를 청산하겠다는 것이 기관투자가들의 기본 전략』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선물거래 마감직전 불과 15여분동안 선물가격이 1.80포인트나 하락한 것도 기관투자가들의 의도된 대량 매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매수세등으로 호전되기 시작한 투자분위기가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매매로 인해 냉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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