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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기술은 ‘가뭄’ 볼거리는 ‘풍성’/97 가을 컴덱스 폐막
입력1997-11-22 00:00:00
수정
1997.11.22 00:00:00
이균성 기자
◎25만명 관람… 거래 당초예상 1억8,000만불 웃돌아/이동성·네트워크·멀티상품 돋보여 내년 돌풍 예고【라스베이거스(미)=이균성 기자】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97 가을 컴덱스」가 21일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등 시내 3곳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1백50여개국 2천2백여 업체가 컴퓨터·소프트웨어·인터넷 등과 관련된 1만여개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주최측인 집 데이비스(ZD) 컴덱스 앤 포럼은 이번 전시회 기간동안 총 25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1일 막을 내린 97 가을 컴덱스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로운 것은 없으나 볼거리는 많았다』는 평을 하고있다. 기술은 새롭지 않으나 제품만은 볼만 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서는 예년과 달리 눈에 띄는 신기술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볼만한 제품은 많았다. 초소형 휴대용PC(HPC), 노트북PC,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소호(SOHO· Small Office Home Office)용 제품, 인터넷을 비롯한 네트워크 관련 제품 등이 주목받았던 품목이다.
모두 이동성과 네트워크, 그리고 멀티미디어를 강조한 것들이다. 따라서 이번 컴덱스는 내년 이후에도 이들 3소가 정보기술(IT)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임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현지 언론들이 「작고 강한 PC」와 「인터넷·멀티미디어 세상」에 대해 집중 보도한 까닭도 다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사실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던 것으로 전혀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도 주목을 받았던 것은 지금까지는 기술적으로만 제기됐으나 당장 내년부터는 상용화에 접어들 수 있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HPC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계인 「윈도CE」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국내 LG전자를 비롯해 컴팩·HP·필립스·NEC·도시바 등 주요 전자업체들이 대거 출품, 이번 컴덱스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또 DVD 관련 제품, 소규모 사업자나 재택근무자(SOHO)를 위한 정보시스템 구축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도 일반 참가자나 바이어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일본 소니사 등 전자업체가 출품한 웹TV, 그리고 중소 전문업체들이 내놓은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 등 인터넷과 관련된 제품도 상한가를 누렸다.
이번 컴덱스는 또 어느 해보다 실거래가 많았던 점이 특징이다. 거래액은 주최측이 당초 예상한 1억8천만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도 성과를 거뒀다.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은 주전시관(컨벤션센터)에 해외 선진업체들과 맞먹는 대형 독자 부스를 마련하고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삼보컴퓨터, 한솔전자, 가산전자 등 전문기업들은 즉석에서 대규모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중소기업관(샌즈엑스포)의 한국공동관에 참여한 26개 전문업체들에게도 해외 바이어의 발길이 잦았다.
한편 이번 컴덱스의 핫이슈로 예상됐던 마이크로소프트(윈도)진영과 그 반대편인 오라클, 선마이크시스템즈 등 자바진영의 싸움은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았다. 또 MS와 넷스케이프 사이의 인터넷 웹브라우저 전쟁도 별로 심각해보이지 않았다. 이번 컴덱스에 관한 한 MS의 판정승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컴덱스가 MS와 친위부대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과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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