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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戰 후끈

"차세대 에너지원 '얼음덩이 LPG' 잡아라"


최소한 30년을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잠자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바로 그 것. 동해 바다에 무진장으로 깔려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크를 쉽게 말하면 얼음으로 된 천연가스(LPG).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전세계 추정매장량만 약 1만기가톤. 천연가스 확인 매장량의 25배, 전체 화석연료(석유 등)의 2배에 달한다. 석유와 달리 매장량 분포가 전 세계적으로 흩어져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에도 울릉도와 독도 근해 수심 1,500미터 지역에 6억톤 가량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가스를 대체해 3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으로 캐 쓴다면 252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20억톤이 넘는다는 분석도 있다. 100년을 쓸 수 있는 규모다. 문제는 기술과 돈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개발에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현재 기술수준으로는 국제유가가 55달러 이상으로 올라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 차원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천연가스의 주원료인 메탄이 바다 깊이 저온ㆍ고압하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고체물질. 혹한의 시베리아도 초대형 고체가스를 다량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가스가 응축된 얼음덩어리다. 불타는 얼음을 잡기 위한 경쟁의 최선두는 일본이 달리고 있다. 자국 해역주변에 일본 에너지 소비량의 100년치에 해당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다고 추정하고 있는 일본은 앞으로 10년 내에 이를 자원화 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지질조사소 등 국립연구소, 일본석유공단과 대학, 민간 산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통산성 차원에서 지난 95년부터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한국가스공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기술을 상당히 축적해 놓고 있지만 외부유출 등을 우려해 철저히 기밀유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82년 본격적인 기초연구에 들어간 미국도 2000년부터는 특별법까지 제정하며 5년간 4,750만달러의 연구비를 투자, 오는 2015년 상업적 개발을 목표하고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몇몇 유럽국가들에서도 자원으로서의 활용 및 수송관점에서의 기술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며 최근 중국에도 자국 내 해역에서의 부존확인 및 국제학술대회를 주관하는 등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연구 및 개발에 지각생인 한국도 불꽃 튀는 개발경쟁에 발을 들여놓으며 2015년 상업생산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외국에 비해 투자가 충분치 못하지만 의욕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1단계 사업은 동해안 광역물리탐사 및 관련 기초연구 개발. 산업자원부가 올해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가스공사 15억원과 정부지원금 11억으로 한국자원연구소 및 학계에서도 기술을 한창 개발중이다. 정부는 1단계 사업에 이어 2단계로 부존 유망지역의 정밀탐사와 회수ㆍ생산 및 활용기술을 개발하고 3단계에서는 생산력 및 경제성 평가를 실시, 본격 수송 및 저장, 활용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지질자원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막대한 연구투자비와 개발기간이 필요하다”며 “당장의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등 경쟁국에 뒤져 있지만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하이드레이트를 뽑아올릴 수 있는 공정의 핵심 기반 기술을 제시한 것은 희망으로 꼽힌다. 이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심해의 하이드레이트을 뽑아내는 대신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메탄 저장량의 64%까지 회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 교수는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 퇴적층에 지상에서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대신 채우기 때문에 지극히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국제협력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가 국제적 자원전쟁 시대에 돌파구를 열어줄 구세주가 되려면 국제 공동연구의 장(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이스트의 한 관계자는 “일본, 미국 등 기술선진국이 가스하이드레이트 기술 개발에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운 선진국들이 기술 이전을 꺼리기 때문이다. 거의 무한대로 깔려 있는 자원을 활용하려면 서말의 구슬을 꿰는 기술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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