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데 (THF가 녹아 있는 현재 상태의) 얼음이 최종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발판으로 3년 정도 집중적으로 연구하면 해답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얼음입자 내에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연구성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흔 교수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수소에너지를 실생활에서 자유롭게 사용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직 많다는 생각에서다. 정부나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에도 초고압ㆍ초저온 상태나 탄소나노튜브, 수소저장합금 등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시도되고 있지만 모두가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얼음을 통한 수소 저장방법은 이런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 시도된 것이다.”
이 교수는 수소(H₂)를 포함하고 있는 물(H₂O)을 해결책으로 생각했고 유기물 이용을 통해 얼음 상태에서 수소가 저장될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해냈다.
“수소에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주면 수소가 자연적으로 들어온다. 수소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아직 해야 할 연구가 많다.”
이 교수는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국가적ㆍ사회적 지원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 이뤄질 것을 주문했다.
“보다 자유로운 연구환경이 필요하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처럼 세계적인 파급효과를 가진 것들이 각 분야마다 하나씩만 만들어져 모두 10개 정도만 나와도 우리 경제 전체를 뒤바꿀 수 있다.”
◇약력
▦77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83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화학공학 박사
▦83~8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선임연구원
▦97~98년 미국 UC버클리 방문교수
▦85년~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