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과 GS(078930)·삼성중공업(01014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ELS 발행 당시보다 약 40% 떨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3~5% 정도 추가 하락할 경우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간(녹인 배리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42%(500원) 내린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6% 가까이 떨어졌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20일 11만7,000원에 다시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삼성중공업도 이날 1.39% 빠지며 전날 장중 기록했던 52주 최저가보다 불과 200원 높은 2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4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걷던 GS는 이날 0.10% 올랐지만 올 들어 17% 이상 하락했다.
최근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상당 부분이 녹인 배리어를 터치할 우려가 크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녹인 구간은 11만6,000원대, GS는 4만5,000원대, 삼성중공업은 2만6,000원대로 보고 있다.
실제 코스콤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으면서 5·6월 만기가 도래하는 ELS 중 3,298억원어치가 발행 당시 대비 현재 주가가 4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보다는 적지만 주가가 ELS 발행 당시보다 30~40% 떨어져 원금손실 위험이 여전히 높은 ELS도 242억원어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GS와 삼성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도 손실 우려가 크다. 녹인 배리어를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GS의 주가가 현재보다 80~100% 가까이 높았던 지난 2011년 상반기 발행된 ELS 규모는 2,001억원으로 추정된다. 456억원 규모의 ELS는 발행 당시와 비교해 GS의 주가가 30~40%까지 하락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발행 당시 대비 현재 주가가 50% 가까이 하락한 ELS는 400억원에 불과하지만 30% 이상 하락한 것을 포함할 경우 잠재적으로 손실구간 진입이 우려되는 상품은 1,416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개별 ELS 출시 당시 기초자산인 이들 종목의 주가가 각각 달라 녹인 배리어를 예단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대략 3~5%가량 추가 하락한다면 연쇄적으로 손실구간에 진입하는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1년 상반기 SK이노베이션과 GS·삼성중공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자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잇따라 발행됐다"며 "현재는 당시보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 각 상품별로 설정된 녹인 배리어에 단계적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상품 하나가 손실구간에 진입하면 발행금액의 대략 30%가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이에 따라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 또 다른 상품도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하는 연쇄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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