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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갈수록 부드러워진다
입력2004-02-09 00:00:00
수정
2004.02.09 00:00:00
양정록 기자
주류업계에 연초부터 `부드러운 소주` 바람이 불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진로, 두산 등 소주업체들은 9일 알코올도수를 3년만에 다시 22도에서 21도로 낮춰 이달안에 저도주제품을 출시키로 했다. 지난 65년 30도에서 출발한 우리나라 소주 도수는 74년 25도로 낮춘 이후 99년 23도로, 2001년 22도로, 다시 올해 다시 21도로 내려 지난 38년 동안 9도나 떨어진 셈이다.
업체들은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기호의 변화에 맞춰 저도주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두산주류BG 성재철 부사장은 이날 저도주출시와 관련,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저도주 선호 추세와 소주의 선택 기준 중 가장 중요한 속성이 `부드러운 맛`이라는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라 알코올도수를 1도 낮추게 됐다”며 “좀 더 순해진 맛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로 관계자도 “건강컨셉을 타고 소비자가 갈수록 저도주를 찾아 알코올도수를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로ㆍ두산등이 저도주를 출시키로 함에 따라 금복주, 보해양조 등 지방 소주사들도 대부분 뒤따라올 것으로 보인다. 금복주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확정이 된 것은 없다”며 “그러나 메이저회사들이 알코올도수를 내리면 우리 지방사들은 당연히 따라가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밝혔다.
지방사중에는 이미 21도 소주를 출시한 회사도 있다. 충남 소주업체 선양은 지난달 21도로 낮춘 새찬을 내놓았고, 전북 하이트주조의 `하이트21`은 이미 2000년 출시때 부터 21도였다.
그러나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저도주추세에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저도주가 원가절감에는 일정부분 기여를 하겠지만 매출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20도 이하로 떨어질 날도 곧 올 것”이라며 “하지만 쓴 맛을 특징으로 하는 소주의 맛이 변하는 것을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알코올도수를 1도를 낮추면 주정(소주원료)값을 낮출 수 있어 원가절감이 예상되나 매출액에 비해 너무 미비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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