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적 서구형 암으로 꼽히는 대장암은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에서 감소 또는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8일 대한대장항문학회가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ㆍ서울대병원ㆍ서울성모병원ㆍ서울아산병원ㆍ세브란스병원 등 서울ㆍ경기 지역 6개 병원에서 지난 1999년~2008년 10년간 대장암수술을 받은 3만1,924명을 분석한 결과 1999년 1,923명에 그쳤던 대장암 수술 환자가 2008년 4,791명으로 10년새 2.5배가량 늘었다. 40대 이하의 젊은 대장암 환자가 전체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16.7%로 영국의 5.4%, 미국에서의 비율인 10% 미만(추정)을 넘어섰다. 60세 이상의 고령 대장암 환자 비율도 48.4%에서 60.0%로 크게 증가해 대장암의 고령화 추세를 확연히 보여줬다. 김남규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은 "국내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차지하는 오는 2020년께는 '노인 대장암 쓰나미(지진해일)'가 밀려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추후에 생길지도 모를 대장암 대란을 막으려면 지금부터 30~50대 중년층이 적극 예방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식생활 습관 및 생활수칙을 알아본다. ◇50세 이후 5년마다 대장내시경을=1기에 발견된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은 90%에 달한다. 즉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대장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대장내시경이다. 유창식 대한대장항문학회 홍보위원장은 "대장내시경은 일반적인 경우 50세 이상 5~10년 주기로 받을 것이 권고된다. 특히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 등이 있는 경우 보다 젊을 때부터 대장내시경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장내시경을 받기 힘들 경우 차선책으로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분변잠혈검사'나 '전산화단층촬영(CT)'등을 받게 된다. 다만 정확도가 내시경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다. 가정에서 변기에 넣어 출혈 여부를 진단하는 대장암진단키트를 활용해볼 수도 있다. ◇자신의 변 상태에 1.5초만 관심을=전문가들은 1.5m 길이인 대장의 건강을 위해 배변 후 1.5초 정도만 자신의 변 상태를 관찰할 것을 권한다. 대장암을 의심해볼 만한 7가지 배변습관의 변화로는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을 보는 횟수가 감소하는 경우 ▲잦은 설사 또는 변비 ▲배변 후 변이 남은 느낌(잔변감) ▲검붉은 색의 혈변 ▲참기 힘든 심한 악취 동반 ▲점액변(점액질이 증가돼 변에 섞여 나옴)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증상 중 하나라도 지속되거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 심해지면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오색 음식을 자주 먹어라=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육류를 멀리하고 야채ㆍ과일을 자주 먹어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야 한다. 유창식 교수는 "하루 20~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며 "20~30g은 한 바구니의 과일ㆍ야채를 먹어야 할 정도로 많은 양인 만큼 매끼니마다 챙겨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장암 예방에 좋은 대표적인 오색음식으로는 사과(붉은색)ㆍ고구마(노란색)ㆍ양배추(초록색)ㆍ요구르트(흰색)ㆍ블루베리(보라색)를 꼽을 수 있다. 이외에 딸기ㆍ토마토ㆍ복숭아ㆍ키위ㆍ호박ㆍ무ㆍ브로컬리ㆍ시금치ㆍ가지ㆍ자두ㆍ포도 등이 대장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대한대장항문학회는 19일을 '대장암의날'로 정하고 24일까지 전국 51개 병원에서 대장암에 대한 무료 건강강좌와 상담을 진행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