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는 정치경제학 박사인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공동대표. 그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함께 ‘쾌도난마 한국경제’ 를 쓰는 등 각종 저서와 언론 활동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특히 진보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물산 합병을 반대하며 분쟁을 일으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에 삼성이 “기업 경영권 문제에는 이념적 색채에 좌우돼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삼성 계열사 사장들 앞에서 경제민주화의 주요 과제와 양극화 해소를 위한 기업의 역할을 얘기했다.
정 대표는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수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이미 세계 8위의 강대국”이라며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내놓는 담론이나 기업들의 행태를 보면 몸은 어른인데 사고는 어린아이 같다. 대기업들이 저마다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을 설립해 장학생들을 양성하고 있지만 단순히 회사에서 부릴 일꾼을 양성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삼성그룹이 르네상스 시대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처럼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 인문학을 적극 지원해 우리나라를 진정한 강대국으로 만드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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