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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복싱 세계챔피언이 '영업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고 강단에 오른다. 사각의 링 대신 영업현장에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은 이형철(45·사진) 한올바이오파마 영업부장. 이 부장은 회사 내 '영업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는 매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실적을 올려 입사 10년 만에 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고 3~4년 걸리는 주임 승진을 1년 만에 특진하기도 했다. 또 회사에서 영업왕에 올라 해외여행·텔레비전 등 경품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최우수 실적을 기록한 그는 21일 대전공장에서 임직원들을 상대로 첫 강연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이 부장은 '위기는 나의 삶에 가장 큰 기회'라는 주제로 가난과 좌절을 극복하고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인생 역정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지금은 뛰어난 영업력을 인정받아 제약업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이 부장은 누구보다 힘들고 고단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전북 김제 출신인 그는 어릴 적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도망치듯 상경해 판자촌 쪽방 생활을 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 찹쌀떡 장사, 신문배달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 15세에 복싱에 입문했지만 번번이 패하자 자살도 시도했다.
죽을 각오로 다시 한번 복싱에 매달린 그는 결국 지난 1994년 WBA세계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처음 발을 내디딘 사회는 만만치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한올바이오파마에 입사한 그는 운동선수 출신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계속했고 결국 지금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부장은 "강연에서 아무리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누구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적극 강연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방송출연과 병원·기업 강의 등 많은 일정을 잡아둔 상태다. 한올바이오파마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스피치 학원비를 내주고 업무 편의를 봐줘 차질없이 강연을 준비하도록 했다. 이 부장이 유명해지고 인지도가 높아지면 회사 이미지도 올라가고 자연스레 홍보효과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아직 성공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이 부장은 "운동선수 출신도 사회에 나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누구든 꿈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그 노력에 대한 대가를 얻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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