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여개의 서로 통하지 않는 언어. 3,000개가 넘는 카스트 신분제. 20세기까지 인도를 설명했던 수사들이다. 그러나 21세기의 인도는 11억의 인구를 배경으로 IT산업의 메카로 세계를 향해 용트림하고 있다. 중국과 함께 ‘친디아’라는 이름으로 세계 경제와 정치의 슈퍼파워로 급부상하고 있다. SBS가 27일과 12월 4일 오후 10시 55분 방영하는 2부작 스페셜 ‘11억의 유혹, 인도’는 최첨단 산업으로 중무장한 도시부터 중세 실크로드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막까지 2005년 인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인도 하이드라바드 교외에서 일하는 엔지니어 빈두 살림씨. 그는 24시간 전용위성으로 연결괴는 델컴퓨터 서비스망을 관리한다. 인도의 도시에 앉아 최첨단 통신망으로 전세계 시장을 관리하는 영어박사 인도인만 50만명에 달한다. 이런 인도의 풍경과 함께 프로그램은 경제강국으로 떠오른 인도를 수치로 드러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발표한 구매력 대비 각국 GDP 순위에서 인도는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우리 기업의 인도 진출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LG인도연구소는 현지에서 힌디어 가라오케를 개발해 트럭으로 인도 전역의 시골 장터를 유랑하며 판촉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인도에 세운 ‘훈다이 인디아 모터스’는 인도가 지난해 전세계에 판 승용차 중 83%인 7만 5,000대를 수출했다. 이 밖에도 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거의 모든 가전 시장에서 LG와 삼성은 1, 2위를 차지하며 확고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국 뉴스위크는 “인도의 일본, 미국 기업들이 한국의 성공담을 베끼고 있다”고까지 보도했다. 제작진은 “중국시장을 뚫어 1만 달러시대를 연 우리나라에겐 이제 인도가 2만달러 시대를 열 열쇠가 됐다”며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인도를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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