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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기업 침체 탈출/생산합리화·마르크화 약세 따라

◎자동차산업 등 수출경쟁력 회복/전후 최고 실업률 불구 국민인내 ‘큰힘’전후 최고수준의 실업률(2월 현재 12.2%). 위험수위에 달한 재정적자(국내총생산(GDP)의 3.3%)…. 겉으로 드러난 독일경제의 성적표는 병든 환자의 모습 그대로다. 하지만 이는 「정부」만의 고민일 뿐이다. 독일의 「기업」에는 이제 환후의 기미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그간의 「경쟁력 키우기」가 구체적 성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열린 제네바 모터쇼. 여기에서 단연 화젯거리는 독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부활이었다. 자동차전문가들이 꼽는 독일 자동차 산업 부활의 상징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A 클래스」. 벤츠가 소형차로는 처음 내놓은 이 차는 가을께 시판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실 벤츠가 A클래스 몇대를 더파느냐에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유연생산체제(FMS)」로 표현되는 이 차의 생산방식이 더 큰 관심사였다. 경영상태와 수주량에 따라 생산 규모를 조절, 인건비를 최대 억제시키겠다는 「생산 합리화」 전략이다. 벤츠의 합리화 정책은 고용에서도 나타난다. 벤츠는 『2000년까지 경제적 이유로 해고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노조측에 밝혔다. 노조는 대신 ▲물가인상률을 넘는 임금인상 억제 ▲토요근무에 대한 특별수당 폐지 등에 합의했다. 경쟁력 보완을 위해 노사가 합심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노력들은 만년적자에 허덕이던 벤츠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벤츠의 경쟁업체인 오펠사. 이 회사는 지난해말 「수주대응형 생산방식」을 발표했다. 말만 다르지 벤츠의 FMS 방식을 도용한 것이다. 오펠은 또 국내공장의 근대화와 합리화를 위해 4년간 60억마르크(1달러=1.7마르크)를 투자키로 했다. 오펠은 올 1·4분기의 순익 증가율이 전기대비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과감한 합리화 정책이 빛을 발한 셈이다. 「외적 변수」도 독일 기업의 재탄생을 돕고 있다. 그 첫째가 마르크화 약세다. 이는 기업들이 그간 추진해온 생산시설 해외이전과 맞물려 수출경쟁력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독일 주식시장 또한 연거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주가상승은 기업의 자금조달 여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기업실적 향상으로 이어진다. 최근엔 정부도 기업에게 원군이 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여전히 마르크화 약세를 용인한다. 「수출증가→경기회복→재정적자 감소」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잇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기업에 가장 큰 힘은 「국민」이다. 생산시설 해외이전은 실업률 증가를 수반하기 마련. 지멘스사의 경우 몇년안에 종업원 38만명중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국민들은 그러나 인내하고 있다. 조금만 참으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테고, 결국 자신들의 일자리도 다시 생긴다는 낙관적 기대때문이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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