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사무용 가구 1위인 퍼시스의 관계사인 팀스는 다음주 조달청과 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에 따라 나라장터 쇼핑몰에 제품을 등록해 공공조달시장에서 사업을 따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팀스의 자격 요건이다. 정부가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올해부터 지난 3년 평균 매출액 1,500억원 이상,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등으로 중소기업 졸업요건을 강화함에 따라 리바트, 퍼시스, 보루네오 등의 브랜드 가구 업체는 조달시장 참여가 제한됐다.
하지만 퍼시스는 지난 2009년말 교육용가구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을 통해 팀스를 설립했다. 조달시장 참여를 위해서다. 팀스는 손동창 회장 일가 및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모두 합하면 절반 가까이 될 정도로 계열사나 다를 바 없어 사실상 위장 중기인 셈이다.
실제 팀스는 퍼시스의 생산공장 등 내부시설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직접생산 요건을 갖춰 기존 퍼시스의 등록품목을 자사로 전환해 등록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가구 공공 조달시장은 지난해 4,000억~5,000억원 규모로 퍼시스는 약 20~30%(1,000억원내외)를 차지했다. 반면 전체 업체 중 40%가량이 1억원 미만이고, 90%가 20억원 미만의 실적을 올린 중소 업체들이다.
중소기업청은 위장 중기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판로지원법)'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식으로 내놓았지만 아직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된 상태다.
중기청은 관련법 처리 기간에 조달청이 팀스와 계약을 하지 말아 줄 것을 주문했지만 팀스측에서 손해가 발생하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소 가구업체들의 모임인 가구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일단 국회 움직임을 지켜보되 강경책도 불사할 태세다. 비대위 관계자는 "퍼시스가 내려가고 작은 업체끼리 경쟁하면 해볼만하다 생각했지만 팀스가 진출하면 그 몫을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며 "국회에서 해결되지 못하면 다른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바트 역시 전체 매출 중 10%에 못 미치는 비중인 공공조달시장 참여가 금지됨으로써 다소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판로지원법 개정안은=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조건을 세분화한 것으로 ▦분할ㆍ분할합병ㆍ물적 분할에 의해 신설된 중소기업과 존속하는 기업이 같은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대기업과 함께 지배 또는 종속의 관계에 있는 기업 집단에 포함되고 그 대기업과 같은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대기업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그 대기업과 같은 종류의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등에는 중소기업자간 경쟁 입찰 참여를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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