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빛난 기업, 그들의 성공 DNA는(?)' 삼성전자는 올 2ㆍ4분기 휴대폰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0%의 벽을 넘었다. 반면 경쟁사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2ㆍ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줄어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제품별ㆍ지역별로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며 시장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는 마케팅으로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불황으로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빛을 발한 기업이 적지 않다. 그리고 이들 글로벌 기업에서는 불황을 이겨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최근 위기에 빛난 기업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올 2ㆍ4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8개 업종 1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4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연은 이들 기업을 분석한 결과 ▲원가경쟁력 ▲기본에 충실한 리스크 관리 ▲불황형 마케팅 전략 ▲실속형 제품을 통한 시장 공략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의 2ㆍ4분기 실적을 토대로 분야별 우수 기업을 선정했다. ▲식음료는 네슬러 ▲철강은 포스코ㆍ신일철 ▲의류는 패스트리테일링 ▲생활건강은 P&G 등을 꼽았다. 또 ▲휴대폰은 삼성전자 ▲자동차는 현대차ㆍ혼다 ▲IT 서비스는 구글 ▲금융은 골드만삭스 등을 선정했다. 성공요인을 분석한 결과 첫번째는 원가경쟁력이었다. 혼다는 설계와 생산을 일체화해 개발비용을 절감했고 P&G는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연구개발 비용을 크게 줄인 점이 돋보였다. 골드만삭스는 리스크 관리가 돋보였다. 이 회사는 사전에 만들어놓은 위기경보시스템 덕분에 금융위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다. 삼성전자는 불황에는 시장ㆍ제품별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원칙에 맞춰 시장ㆍ제품별로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실속형 제품을 통한 시장 공략도 위기에 빛난 기업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네슬레는 고품질 에스프레소 커피를 저가에 즐기려는 고객 니즈를 반영, 네스프레소를 개발해 인기를 끌었다. 현대자동차는 불황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위기를 돌파한 케이스. 현대차가 북미시장에서 실직한 고객의 차량을 되사주는 판촉 프로그램을 시행한 것이 대표적 예다.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실적호조 기업을 분석한 결과 원가경쟁력, 리스크 관리, 불황에 맞는 마케팅, 실속형 제품 공략 등 4가지 요인을 발견했다"며 "이들의 성공비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깜짝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외부환경의 악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연구원은 "2ㆍ4분기 한국 기업의 실적이 좋았던 것은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절반 이상은 환율효과와 해외 경쟁사의 수비적 전략 등 외부 여건의 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만약 환율 상황이 반대(원고/엔저)일 경우 우리나라에서 버틸 수 있는 기업이 몇이나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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