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TE로 커뮤니케이션의 혁신을 이끌어내겠습니다." 지난달 25일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선전포고'를 했다. 아직 전세계적으로도 미국의 버라이즌 정도가 실행 계획을 밝힌 바 있는 VoLTE(Voice over LTE) 서비스를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하겠다는 이야기였다. VoLTE는 음성통화는 3세대(3G) 통신망을, 데이터통신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망을 통해 이뤄지는 현재와 달리 음성ㆍ데이터 모두 LTE망 하나로만 서비스하는 것을 뜻한다. 더이상 '음성통화'가 아니라 '데이터통화'를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업계는 현재 VoLTE를 두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LG유플러스. 3G 통신망이 없어 설움을 겪어왔지만 LTE로 '반전'을 노리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지난달 VoLTE 시행 계획을 밝혔다. "유플러스는 탈통신을 위해 LTE를 세계최초 수준으로 빨리 한다는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부회장의 포고였다. LG유플러스가 내년 하반기부터 VoLTE 서비스를 개시하게 될 경우 가입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상민 LG유플러스 4G사업추진단 상무는 "몇 킬로바이트(KB)당 몇 분 통화가 가능하다고 아직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전까지의 음성통화보다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VoLTE와는 똑같은 원리로 3G 데이터 통신망을 통해 음성통화를 가능하게 하는 스카이프ㆍ바이버ㆍ수다폰 등은 '무료통화 앱'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이 상무는 또 "VoLTE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VoLTE 전용 단말기도 가능하지만 기존 LTE 단말기에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받아 쓰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VoLTE에는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달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부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중으로 LTE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인 KT 역시 VoLTE 서비스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일본의 NTT도코모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VoLTE를 도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VoLTE 시대에는 이동통신사들의 수익 모델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월 요금 5만원 중 3만원 가량이 음성통화 요금이었다고 치면 VoLTE 시대에는 데이터 요금 2만원 내에서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 모두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데이터트래픽이 급증하는 추세긴 하지만 음성+데이터+문자로 구성돼 있던 전통적인 이동통신 요금제가 오로지 '데이터' 하나로 통합되면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세계적으로도 선례가 없는 상황이어서 장담할 수는 없다"고만 밝혔다. 통화 품질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망을 통한 음성통화가 품질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음성 전용망의 품질이 더 깨끗하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두 망이 활용하는 전파나 적용 기술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버라이즌ㆍNTT도코모 역시 VoLTE를 시범적으로 도입한 후 품질이 기대 이하일 경우 부가 서비스로만 제공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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