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에 가면 쪽박 찬다는 말은 이제 옛날 얘기 아닌가요.” 폭등하는 종합주가지수와 함께 증권회사 취업시장이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수년 전까지 일부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사하면 폐가 망신’ ‘40대면 명예퇴직’ 등 기피(?) 대상으로 꼽히던 증권회사가 최근 주가의 안정된 상승에 힘입어 가장 선망받는 직종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하반기 증권회사의 채용문이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14일 증권업계 및 대학가 등에 따르면 최근 증권회사들이 각 대학에서 가진 채용설명회에 어느 때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가했다. 지난 9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대우증권 취업설명회에는 200여명의 학생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홍순만 대우증권 인사파트장은 “‘증권회사는 위험하다’는 생각을 바꾸기 위해 취업설명회를 시작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대학생들이 원하기 때문에 설명회를 갖고 있다”며 “업무가 역동적이고 성과에 따른 보상이 확실하며 최근 주식시장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일부터 9일까지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삼성증권의 인턴 취업 리쿠르팅의 열기도 뜨거웠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5주간 인턴생활을 하고 취업 때 가산점을 주는 리쿠르팅이지만 예년보다는 지원자가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리쿠르팅에 참여했던 대학생 박모(26)씨는 “증권회사가 주식투자뿐 아니라 자산관리 등 다양한 영역으로 수익구조를 확대하고 있어 예전 같은 고용불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교보증권ㆍ동부증권ㆍSK증권 등이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채용규모를 확대해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다. 커리어의 한 관계자는 “증권회사들이 해외펀드 등 신상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어 어학능력이 우수한 인재들의 채용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이와 관련, 주식투자대회 등 주식 관련 경력활동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99년부터 시작된 한화증권의 실전투자대회는 올해 총 5만4,006명이 몰려 사상 최고의 참가율을 기록했다. 한화증권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대학생 리그가 따로 있었으나 요즘에는 대학생들이 일반인들보다 전문적이라 굳이 리그를 나누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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