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이어 "LED, 새성장동력으로"<br>작년 불황불구 매출 1,000억 고지 첫 돌파<br>이달 인수 해외LED社 "세계시장 공략강화"<br>LCD장비 조만간 日소니·미쓰비시 납품도
 | 탑엔지니어링은 올해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의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김원남 사장이 신규 개발장비인 어레이테스터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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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기업] 탑엔지니어링
LCD 이어 "LED, 새성장동력으로"작년 불황불구 매출 1,000억 고지 첫 돌파이달 인수 해외LED社 "세계시장 공략강화"LCD장비 조만간 日소니 납품도
파주=서동철
기자 sdchaos@sed.co.kr
탑엔지니어링은 올해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의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김원남 사장이 신규 개발장비인 어레이테스터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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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5일 찾은 경기도 파주 LCD단지의 탑엔지니어링 파주공장. 이곳은 대부분의 공장들이 휴무에 들어갔던 연말연시에도 모든 직원들이 출근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했다고 한다. 국내 LCD 패널업계는 쌓이는 재고 부담에 허덕이고 있지만 대만이나 중국 등 해외 공급처에 물량을 대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도 직원들은 깔끔한 방진복을 입고 대만에 납품할 LCD 장비를 조립하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라인에서 만난 한 직원은 “우리는 일감이 많아 연휴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서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탑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이름 그대로 ‘톱(TOP)’으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으며 신사업도 순풍에 돛 단 듯 쾌속순항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LCD 패널업계는 물론 경쟁사들이 글로벌 경기한파의 직격탄을 맞은 와중에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빛이 날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직원들의 노고에 보답이라도 하듯 지난 연말에 전직원에게 400~450%의 두둑한 성과급까지 나눠줘 주위를 부럽게 만들기도 했다.
탑엔지니어링이 이처럼 위기일수록 강한 저력을 보이는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의 파워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성장동
력을 찾아 끊임없이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노력했기 때문이다.
새로 진출한 LED사업부의 경우 이달 중 해외기업 인수라는 경사를 맞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에 인수될 해외 LED 제조장비 업체는 10년 이상의 업력을 갖추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도 높아 회사 측의 글로벌 시장공략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원남 사장은 “금융위기로 해당 업체가 자금난을 겪자 그동안 확보해둔 유동성을 바탕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기회를 잡게 됐다”며 “LED 제조장비 시장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을 독점하는 업체가 없어 일종의 니치마켓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탑엔지니어링이 이처럼 금융위기를 뚫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난 1997년의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경험이 큰 보탬이 됐다. 당시 잇따른 발주 취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 사장은 이후 유동성을 생명처럼 여기며 성장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왔다. “내부적으로 현금을 많이 쌓아둔 것에 대해 비판하는 여론도 있었지만 막상 금융위기가 닥치니까 이번과 같은 M&A 대어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전체 직원의 90%가 20~30대의 창의적인 젊은이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도 이 회사의 남다른 강점이다. 김 사장은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경쟁자에 싸움을 걸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뎌내도록 하겠다는 게 경영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다. 탑엔지니어링은 조만간 깐깐하기로 유명한 일본의 소니에도 처음으로 LCD 장비를 납품할 예정이다. 남들이 다들 어렵다고 포기하기도 했지만 수년간에 걸쳐 갖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지난해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하자 모든 직원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탑엔지니어링이라는 작은 벤처기업이 세계 전자업계에 당당히 이름을 내밀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말 일본 히타치를 물리치고 중국 납품을 뚫었던 사건 덕택이다. 당시 중국 센추리는 105억원 규모의 디스펜서 장비를 발주했는데 이 과정에서 탑엔지니어링이 히타치와의 치열한 경합을 뚫고 수주에 성공해 전세계 IT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 탑엔지닝어링은 LG디스플레이ㆍAUOㆍCMO 등의 8세대 디스펜서 물량을 석권하면서 2007년 464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디스펜서 분야의 글로벌 1위를 굳건히 다졌다. 김 사장은 “대만과 중국 현지에 사무소를 차리고 직원이 상주하면서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해왔던 부분이 높게 평가 받으면서 히타치와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디스펜서를 주력으로 한 LCD 제조장비만으로는 회사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LED와 탄소섬유 등 끊임없이 신사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
LED의 경우 2000년 이후 휴대폰 키패드 광원 등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후 일반 조명용 광원으로 활용되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LED는 백열전구를 대체하면서 시장규모가 오는 2010년까지 9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존 LCD 사업과 신규 LED 사업의 시너지가 올해 최고의 목표”라며 “특정 장비와 특정 매출처에만 올인하던 업체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는 오히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인력충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탑엔지니어링은 LED 외에도 기존 주력인 LCD 분야에서 올해부터 디스펜서 외에 글라스커팅시스템, 어레이테스터 등의 장비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TFT 유리기판을 절단하는 글라스커팅시스템의 경우 2007년 국산화에 성공한 후 지난해 9월 말 처음으로 LG디스플레이에 장비가 공급됐다. 디스펜서와 연동해 작동되는 글라스커팅 장비는 기존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해외 거래업체들로부터 수주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년 동안 50억원가량을 투자해 개발한 어레이테스터는 시장독점 업체의 장비에 비해 가격은 싸고 성능은 우수해 경쟁력이 높다고 회사 측은 판단하고 있다.
김 사장은 “최소한 2년은 견딜 수 있을 정도의 현금을 보유할 수 있도록 회사를 경영해왔다”며 “해외기업 인수든, 신사업 진출이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공격경영을 펼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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