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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나가는 줄 오해받아요"
입력2005-11-17 14:49:47
수정
2005.11.17 14:49:47
市숙박사업단 女직원들, 각국대표단 숙소배정에 진땀<br>매일새벽 퇴근…'과로 교통사고'에도 '프로정신' 발휘
"술집 나가는 줄 오해받아요"
市숙박사업단 女직원들, 각국대표단 숙소배정에 진땀매일새벽 퇴근…'과로 교통사고'에도 '프로정신' 발휘
(부산=연합뉴스) 특별취재단
"3주째 매일 새벽 4시에서 6시에 퇴근하는데 택시기사분들이 술집 종업원으로 오해해요." 부산시청에 설치된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숙박사업단에 근무하는 여성10명은 정상회의 준비가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달말부터 매일같이 밤샘근무를 한 뒤새벽에 퇴근하느라 몸이 파김치가 되고 있다.
21개국 정상과 대표단의 숙소를 수시로 바뀌는 일정에 맞춰 조정하려면 하루에도 각국 대사관 및 호텔들과 수백통씩의 전화를 걸고 받아야 한다.
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겨우겨우 객실 조정을 끝내 놓으면 하루전 또는몇시간 전에 투숙 일정을 늦추거나 객실 수를 바꾸는 통에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국가는 700개가 넘는 객실을 예약했다가 돌연 무려 400개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바람에 숙박사업단 직원들이 일일이 호텔마다 전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 양해를 구해야 했고, 일부 국가는 숙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변경을 요구해 부랴부랴 다른 호텔에 방을 구해 배정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 지 모를 지경이라는 것이다.
부산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대회 숙소배정을 맡은 적이 있는 한 베테랑 여직원은 "그동안 대형 국제행사를 많이 치렀지만 이번 정상회의처럼 자주 일정이 바꿔어려움을 겪기는 처음"이라고 털어놓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퇴근시간은 매일 새벽 4시에서 6시다. 미혼인 여직원들이 밤을 꼬박샌 뒤 길에서 택시를 타면 운전기사들이 "술집에 나가는 아가씨냐?"고 물어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이들은 웃으면서 말했다.
특히 밀려오는 피로와 잠을 이기며 직접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도있다.
구윤아씨의 경우 지난 1일 오전 7시 밤샘근무를 마치고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다 졸음을 못이겨 가로수를 들이받는 바람에 전치 3주의 중상을 입고 차량을 폐차시키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구씨는 "폭증하는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부담지울 수 없다"며 담당의사와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1주일만에 퇴근, 목발을 짚고 출근해 매일 새벽까지 근무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부산시 APEC준비단 김동수 숙박팀장은 "이들 여직원이야말로 밖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정상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이끌어내는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1/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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