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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일제히 올려…부동산 경기에 '찬물'

시장금리 상승 이유로 은행마다 `인상 러시'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대출금리 상승세가 전방위로 퍼지고 있다.

적격대출은 물론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상품 종류를 가리지 않고 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기존 대출 이용자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신규 대출수요는 위축시켜 부동산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에는 주요 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시중은행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대출금리 상승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코픽스 연동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기존 연 3.51~4.47%에서 연 3.54~4.58%로 올렸다.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도 연 4.48~5.98%에서 연 4.61~6.02%로 인상했으며, 적격대출 금리는 연 4.14~4.45%에서 연 4.31~4.75%로 올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의 상승을 반영, 대출금리를 올렸다"며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기준금리인 코픽스는 내렸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의 금리를 기존 연 4.46~6.63%에서 4.55~6.72%로 올렸다.

이 은행은 적격대출의 경우 연 4.27~4.72%에서 연 4.40~4.85%로 인상했다. 적격대출 금리 인상은 최근 국고채 금리의 상승을 반영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직장인 신용대출(연 4.33~7.32%→연 4.44~7.39%), 적격대출(연 4.06~4.36%→연 4.31~4.50%), 채움고정금리 모기지론(연 3.66~3.81%→연 3.91~3.95%) 등 주요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국고채 등의 시장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이에 연동되는 대출금리 또한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신용대출 상품인 `엘리트론'의 금리를 기존 연 4.84~6.64%에서 4.95~6.75%로 올렸다.

외환은행은 적격대출의 금리를 연 4.06~4.41%에서 연 4.41~4.68%로,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를 연 4.65~6.44%에서 연 4.70~6.49%로 인상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또한 적격대출의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연 4.14~4.21%에서 연 4.32~4.54%로, 기업은행은 연 4.13~4.68%에서 연 4.28~4.83%로 금리를 올렸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 때문에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사상 최저 수준인 2.66%로 떨어졌지만, 이후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는 예·적금, 은행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의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만큼 이들 금리가 오르면 다음 달 신규 코픽스 또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리의 전방위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신규 대출자는 물론 기존 대출자에게도 큰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신용대출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연장해야 하는 기존 대출자나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주택담보대출자 모두 인상된 대출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4월 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주택금융공사 양도분 포함)의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9천억원에 달하지만, 이 중 고정금리를 적용받는 은행대출 비중은 22.0%에 불과하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오르면 연체율 상승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대출자는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 등 대응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금리 상승은 `하우스푸어'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뒷받침하려는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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