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자본확충률 50%로 떨어지면… '대출자산 135兆줄어 든다'

올해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권의 손실에 대한 자본확충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대출자산이 무려 135조원이나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13일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구조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차입축소(deleveraging)가 발생하지 않는 가운데 은행이 손실액의 50%까지만 추가로 자본을 확충할 경우 자산축소 규모는 134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그만큼 대출이 줄어든다는 뜻으로 자본확충률이 90%에 달하면 자산축소 규모는 26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원화 및 외화 대출금의 2.8%에 이르는 수준이다. 한편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호주를 제외한 주요 아시아 국가 9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으며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제외한 국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도 5.7%로 9개국 평균치(8.5%)를 밑돌았다. 이는 국내 은행권의 자본력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산은 연구소는 "국내 은행들이 차입을 줄이면 자산규모는 더욱 축소될 것"이라며 "은행들은 증자 등으로 충분한 자본확충을 통해 대출축소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자본력을 강화하고 자산을 조정함으로써 BIS자기자본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주식 발행을 통한 기본자본 확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산은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저위험-저수익 자산 매각 등 자산 포트폴리오 재조정이나 비(非)이자수익 확대 등 수익원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당국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향 조정이나 탄력적인 대손충당금제도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